US여자오픈 우승 후 유소연(오른쪽)에 안겨 눈물을 흘리는 이정은. (사진=USGA 제공)
"저보다 엄마, 아빠가 긴장하셨을 것 같은데…."
이정은(23)이 드디어 일을 냈다. 8개 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며 기대를 모은 끝에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미국 진출 첫 우승을 일궈냈다. 레슨 프로를 꿈꿨던 소녀가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이정은은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6535야드)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1타를 더 줄이며 최종 6언더파 정상에 올랐다.
이정은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떤 대회를 우승해도 값지겠지만, US여자오픈이라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것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게 첫 승이니까 2, 3승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노력을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이정은의 목표는 올해의 신인이었다. 이미 올해의 신인 랭킹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첫 승까지 거뒀다. 752점 압도적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정은은 "올해 루키이고 어떤 대회든 우승을 한 번이라고 하면 영광스러울 것 같았는데 이렇게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하게 돼서 기쁘다"고 웃었다.
긴장도 많이 했다. 특히 우승이 눈앞으로 다가온 16번 홀부터 흔들렸다.
이정은은 "홀이 지날 수록 어려운 홀들이 많아서 끝까지 집중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16번 홀부터 긴장이 많이 됐다"면서 "힘을 빼고 부드럽게 치려고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실수가 나왔는데 행운이 나에게 와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나보다 팬들과 엄마, 아빠가 긴장을 하셨을 것 같은데 이렇게 우승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행복하다.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생일이 있는 이번 주가 우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메이저에서 우승하게 돼 영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