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민갑룡 경찰청장은 2009년 장자연 사건 수사팀원이었던 경찰관이 그해 청룡봉사상을 받아 특진한 사실과 관련해 "절차상 문제점은 없는지 더 세세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민 청장은 3일 출입기자간담회에서 "(해당 경찰관이 상을 받은 것과) 장자연 사건 수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현재까지는 확인했다"면서도 "여러 지적들이 나오기 때문에 세세하게 절차상 문제 등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상 후보자) 추천 절차는 장자연 사건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1월 경에 이뤄졌다"며 "그러니까 2009년 1월 이전의 공적을 갖고 심사가 이뤄졌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갑룡 청장이 절차상 경위를 살펴보겠다고 한 것은 A모 경위(당시 경장)가 조선일보의 최종심사 전에 장자연 수사팀에 합류한 것과 관련이 있다.
A경위가 3월에 장자연 사건 수사팀에 합류했고, 조선일보 간부들의 최종심사를 거쳐 6월달에 상을 수상한 만큼 이 과정에서 유착 가능성은 없었는지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경찰은 지난 2009년 청룡봉사상을 받은 A경위가 장자연 수사팀원이었다고 인정했다. 당시 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황제 수사' 논란이 불거진 상황과 맞물려 A경위가 상을 받은 배경을 놓고 의혹이 증폭됐다.
게다가 A경위는 여태까지 "나는 장자연 수사팀에 속하지 않았다"며 거짓 해명을 이어와 물음표는 더욱 커졌다. 이는 정부가 청룡봉사상 수상에 따르는 경찰 특진제 폐지 결정을 내린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에따라 A경위가 후보로 추천된 이후 최종 수상자로 선정되기까지 진행된 조선일보와의 공동 심사 과정 역시 따져봐야 할 대목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경찰청 내부에서는 이달 말로 예정된 청룡봉사상 시상식을 어떻게 진행할지를 놓고 고심하는 기류가 흐른다.
행안부가 장자연 사건 관련 문제점을 인정해 '특진 혜택'을 없애면서 대대적인 제도개선에 나선 만큼, 경찰청이 상의 공동 주관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경찰청이 상의 공동 주관을 철회한 전력도 있다.
실제로 특진 폐지 방침이 발표되기 전에는 '시상식 참석' 의사를 분명히 했던 민 청장은 "참석 여부를 판단해보겠다"며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였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구체적 사항들은 관련 언론기관들과 협의를 해야겠지만 (청룡봉사상 등) 시상이 이뤄진다면, 지금까지 했던 관례들을 고려해서 참석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