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조차 쉽지 않은 저소득·취업취약계층 구직자를 돕기 위한 '한국형 실업부조'가 출범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4일 제11차 일자리위원회를 열고 '국민취업지원제도 추진 방안'을 상정·의결했다.
◇베일 벗은 '한국형 실업부조'…'취성패'·'구직활동지원금'과 통합 운영
그동안 '국민취업지원제도'는 '한국형 실업부조'로 불러왔지만, 현장에서 이름만 들어도 쉽게 제도 성격을 이해하도록 이번에 명칭을 바꿨다.
앞서 비슷한 제도로 1995년 '고용보험제도'가 도입됐지만 저소득구직자나 자영업자, 프리랜서 같은 특수고용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노동자)는 제도 혜택을 누리기 어려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제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9년 시작한 '취업성공패키지'가 대표적인 정부 취업 지원 사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법적 근거가 미흡해 예산 사정이 해마다 달라져 안정적으로 지원 사업을 펼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문재인정부는 국정과제로 '한국형 실업부조'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을 거쳐 노사정 합의까지 이뤄냈다.
이에 따라 기존 '취업성공패키지'와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국민취업지원제도'로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유형별 지원대상 요건 비교
◇저소득 취업취약계층 누구나 취업지원…차상위 이하는 구직수당도 지급개편된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지원하는 대상은 이른바 '취업취약계층'이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취업 준비가 어려운 사람 등 일할 의지가 있는데도 노동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람들이다.
고용정책기본법에 규정된 대표적인 취업취약계층으로는 학력·경력이 부족하거나 고령화, 육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 혹은 실업 상태가 장기화되거나 해외로부터 이주해온 사람 등을 말한다.
제도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18∼64세의 취업취약계층 가운데 경제적 어려움으로 취업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구직촉진수당'을 지원한다.
'구직촉진수당'은 수급자격자가 상담을 토대로 수립한 취업활동계획에 따라 구직활동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할 경우에 한해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까지 지급된다.
중위소득 50%(차상위)이하인 구직자 가운데 고액(최대 6억원)의 자산을 갖고 있지 않고, 신청일을 기준으로 일정 기간(최대 2년) 안에 취업경험을 가진 경우 수급자격을 부여받는다.
다만 위의 요건을 다 만족하면서 취업경험만 없거나, 중위소득 50∼120% 이하에 해당하는 청년층 가운데서도 소득수준이나 장기실업 여부, 고용서비스 이력 등을 검토·선발해 수급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청년층 특례는 청년 고용시장의 형편을 감안해 한시적으로 규정할 계획이다.
또 차상위 이하 소득의 지원대상자가 취업에 성공하면 최대 150만원의 취업성공수당을 지원해 장기근속을 유도하기로 했다.
아울러 조기에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 잔여기간 수당에 비례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취업을 미룬 채 수당만 타내려는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유형별 취업지원 방안
더 나아가 중위소득 100% 이하인 이들은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취업지원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비단 소득 기준 외에도 폐업 영세자영업자나 노숙인, 북한이탈주민, 결혼이민자, 위기청소년 등 특정취약계층도 지원대상에 포함된다.
지원대상자는 전문상담사와 1:1 밀착상담을 토대로 개인별 취업활동계획(IAP)부터 수립한다.
이에 기초해 취업의지와 업무 능력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일 경험 프로그램 및 직업훈련, 복지서비스 연계, 구직활동기술 향상 프로그램 등을 제공받는다.
또 취업지원기간이 끝나고도 취업하지 못한 경우 최장 3개월 동안 취업처 정보제공, 이력서 클리닉 등 사후관리도 지원된다.
정부는 일단 내년 7월부터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시행하면 5040억원의 예산을 들여 35만명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후 제도 성과를 평가한 뒤 2020년까지 수당 지급 소득기준을 중위소득 50%에서 60%로 확대하고 지원규모도 60만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국민취업지원제도와 기존 고용보험제도를 주축으로 연간 235만명 이상의 취업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중층적 고용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일자리위는 '국민취업지원제도'의 기반이 될 공공 고용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공공 고용서비스 발전 방안'도 같은 날 의결했다.
이에 따라 개인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진입상담 등을 강화하고, 전국 어디에서나 1시간 이내에 고용서비스 창구를 찾을 수 있도록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인기업도 손쉽게 인재를 채용하도록 워크넷과 지역 단위 '채용지원협의체'를 통해 일자리 정보를 공유하고, 유관기관이 함께 컨설팅도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와 일자리위는 분기별로 공공 고용서비스 개선 상황을 관리·점검하고, 올해 하반기까지 추가 과제를 발굴해 개선방안을 더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