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생활가전 사업의 새로운 비전인 ‘프로젝트 프리즘(Project PRISM)’과 맞춤형 가전 시대를 여는 첫번째 신제품 비스포크 냉장고를 소개하면서 직접 찍은 자신의 집 주방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맞춤형 가전 시대를 열겠다며 4일 발표한 '프로젝트 프리즘'은 소비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담아내면서도 누구나 겪었을 경험을 공유하는 새 비전으로 강조됐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김현석 사장은 이날 미디어데이 환영사에서 직접 찍은 본인의 집 주방 사진부터 꺼내 들었다.
고급스러운 블랙톤의 프리미엄 가전라인 셰프컬렉션 하이엔드 냉장고였지만, 10cm 남짓 벽면에서 돌출된 모습이 언뜻봐도 '불편'해보였다.
"우리 집 냉장고 제품이 나쁘다는 건 아니고요. 직접 집을 짓다 보니 저렇게 됐는데, 빌트인은 아니어서 냉장고 주변을 가구로 덧대서 붙였어요."
삼성전자 CEO도 '냉(장고)툭튀'는 거슬렸던 것.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이미 소비자들의 '냉툭튀' 경험을 확인한 삼성전자는 주방과 거실의 경계가 사라지는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에 적합한 '키친핏(주방가구에 꼭 맞는 사이즈)'을 적용해 마치 빌트인 가전 효과를 주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한다.
건설사 등을 상대로 2012년 이후 입주가 시작된 집들의 구조를 조사했고, 우리나라 주방가구의 평균적인 깊이를 고려하면 700mm 이하로 설계해야 냉장고 돌출을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어 새 제품에 반영했다.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 번째 신제품으로 이날 소개된 '비스포크 냉장고'는 생애주기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모듈을 조합할 수 있고, 색상과 재질 등 나만의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데다 내 주방에 딱 맞게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특징이다.
냉장고 1~4도어까지 8개 타입의 모델, 도어 전면 패널의 소재와 색상 등을 조합하면 2만여 가지 선택지가 소비자에게 주어진다고 한다.
김현석 사장은 "생활가전이 라이프스타일에 블랜딩 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며 "홈, 그리고 자기만의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길 원하는 세대의 고객에게 어떤 것도 가능하도록, 소비자 경험의 완성을 위한 매개체가 되겠다는 게 프로젝트 프리즘"이라고 설명했다.
'가심비'에 더해 결혼과 이사, 출산 등에 따른 소비자의 니즈와 비용 고민도 어느 정도 해소한다는 게 김현석 대표의 프리젠테이션 내용이다.
"냉장고를 한번 사면 보통 10년 이상 쓸 테고, 그사이 이사를 2~3번, 전세라면 더욱 자주하게 될 텐데 '그때마다 바뀌는 공간에 맞춰 냉장고를 사야 하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 앞면 패널만 바꾸면 기존 냉장고를 새 느낌으로 쓸 수 있다. 레고 만들 듯하면 된다"는 것.
도어 패널을 교체할 경우 메탈 소재는 8만원, 유리 재질은 20만원이다. 주문 1주일 안에 배송된다.
송명주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가정주부 입장에서는 고장 나지 않았는데 가전제품을 바꾼다는 건 미안한 마음이 드는 일"이라며 "소재와 색상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인테리어를 맞출 수 있다"고 했다.
다양한 패널 덕분에 이사를 하더라도 집안 분위기와 맞지 않는 냉장고 때문에 고민할 필요 없이 멀쩡한 냉장고를 새 제품으로 바꾸지 않고도 새로운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2도어를 사용하던 싱글이 결혼하면서 1도어를 추가로 구매하거나, 자녀가 생겨 식구가 늘어나면 4도어 키친핏 제품을 하나 더 붙여 사용해도 원래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냉장고를 주방이 아닌 거실이나 서재에 두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고민도 담겼다. 냉장고와 선반, 책장 형태의 가구를 메탈 프레임과 함께 부드러운 패브릭 소재의 표면으로 잇는 형태의 디자이너 제품도 삼성전자는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프리즘'이라는 새 프로젝트 비전을 적용한 다양한 가전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안에 2~3개 제품을 더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건강과 돌봄이라는 이슈에 맞춘 프로젝프 프리즘 '케어' 등 달라진 시대를 반영한 새로운 제품군의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김현석 사장이 '프로젝트 프리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대표이사 김현석 사장이 프로젝트 프리즘 첫 신제품 '비스포크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