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는 피의자. (사진=고상현 기자)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가 구속된 가운데 시신 유기 장소가 세 군데로 특정됐다.
또 사전에 흉기를 구입하고, 휴대전화 등으로 범행 관련 내용을 검색한 사실이 수사를 통해 확인돼 계획범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범행 동기가 확실하지 않아 경찰이 이 부분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 공범 가담 여부도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은 4일 경찰서 2층 청명재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먼저 박 서장은 '시신 유기 장소'에 대해 "현재까지 피의자가 피해자 시신 유기 장소로 얘기한 곳은 두 곳이고, 수사를 통해 추가로 한 곳이 확인됐다. 도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경찰은 제주항~완도항 여객선 항로, 피의자 아버지 소유의 경기도 김포시 주거지 인근 등 세 곳을 중심으로 시신 수색을 벌여왔다.
다만 경찰이 수사를 통해 추가로 시신 유기 장소를 확인한 만큼 향후 수사를 통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또 박 서장은 피의자가 범행 전에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휴대전화 등으로 '니코틴치사량' '살인도구' 등을 검색한 사실이 확인돼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범죄"라고 밝혔다.
박 서장은 아울러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피의자 면담을 진행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피의자는 신빙성이 떨어지는 주장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범 가담 여부에 대해선 "지금까지 다른 용의자는 없다"며 "다만 피의자의 행적이나 증거자료를 수집해서 (공범이)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또 박 서장은 범행 방식을 밝혀내는 것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서장은 "확보한 피해자 혈흔을 가지고 약‧독물 검사를 진행하고, 전문가를 투입해 범행 현장에 남은 혈흔 형태를 분석해 어떻게 피해자가 살해됐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이 4일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상현 기자)
이날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모(36‧여)씨는 살인과 사체 유기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고 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시신 은닉과 훼손 혐의도 추가됐다.
범행 직후인 28일 제주항을 통해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달아난 고 씨는 전남 무안과 영암, 경기도 김포시 등을 거쳐 지난달 31일 충북 청주시의 거주지로 돌아왔다.
지난달 27일 유족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해 1일 청주시의 주거지에서 고 씨를 긴급체포했다.
한편 경찰은 유족의 요청으로 5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고 씨의 신상공개 여부와 범위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