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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날] 가짜뉴스가 훼방놓은 재활용센터

날씨/환경

    [환경의날] 가짜뉴스가 훼방놓은 재활용센터

    서울 은평구 '자원순환센터' 건립 가로막은 8대 환경논란 검증

    5일은 환경의 날이다. 국제사회가 환경보존을 위해 공동노력하자며 제정한 날이다. 이 환경의 날에 CBS노컷뉴스는 환경보존을 위한 '공동노력'이 가짜뉴스와 그로 인한 님비현상에 가로막힌 현장을 고발한다.[편집자주]

    지난 4월 설명회에서 주민들이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에 집단 반대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청 앞에는 날마다 피케팅이 벌어지고 있다. 은평구 북쪽 끝자락에 설치하려고 하는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센터) 설립을 반대하려는 사람들이다.

    센터는 은평구, 마포구, 서대문구에서 발생하는 하루 150톤의 '재활용품'을 선별하고, 155톤의 '생활폐기물'을 적환(옮겨 싣기)하기 위한 시설이다.

    지난 2017년 서울 서북 3구인 은평구, 마포구, 서대문구가 지역에서 나오는 배출물을 협업 처리하기 위해 맺은 협약에 따라 구축하려는 시설이다.

    협약에 따라 은평구는 '재활용품·생활폐기물'을, 마포구는 '생활쓰레기'를, 서대문구는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시설을 각각 확충해 3개 구에서 발생하는 배출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그런데 은평구와 고양시 일부 주민들이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을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이들이 반대하는 이유를 8가지 정도로 간추려 사실 관계를 따져보자.

    1. 자원순환센터가 쓰레기장이다?

    주민들은 이 시설을 '쓰레기장'이라고 부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쓰레기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쓰레기장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이 곳이 종량봉투에 담아 버리는 '생활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활쓰레기'는 은평구가 아닌 마포구가 처리하기로 돼 있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는 ▶재활용품수거일에 맞춰 분류해 배출하는 '재활용품'(플라스틱, 병, 비닐 등)을 한데 모아 재분류하고 ▶스티커를 붙여 배출하는 '생활폐기물'(가구 등)을 압축해 대형차에 적환하는(옮겨 실어 내보내는) 두 가지 일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적환' 업무가 생활폐기물을 대형차에 당일에 옮겨 실어 수도권매립지 등으로 이송하는 업무임에도 쓰레기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국 은평구는 이 용어가 그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옮겨싣기 시설'로 고쳐 부르게 됐다. 주민들이 이렇게 오해하는 것처럼 폐기물이 차곡차곡 쌓이는 '쓰레기산'이 아니라는 뜻을 더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더욱이 이 시설은 지상시설도 아닌 지하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 시설 덕분에 은평구는 진짜 쓰레기인 '생활쓰레기' 처리 부담도 덜게 됐다. 처리가 난망했던 '생활쓰레기'를 3구 협약에 따라 앞으로는 마포구로 보내면 되기 때문이다.

    2. 악취가 발생한다?

    일부 주민들은 센터로 인해 악취가 발생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 시설에는 음식물쓰레기는 반입되지 않는다. 민원을 야기할 정도의 악취는 물론 침출수도 나올 수 없는 시설이다. 물론 생활폐기물을 적환하는 과정에서 부피를 줄이기 위해 압축을 해야한다. 하지만 은평구는 이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먼지와 냄새 등을 차단하기 위해 에어커튼과 탈취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주민들은 비슷한 시설인 서울 중구 자원순환센터도 악취 민원이 많이 발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구에 확인해 보니 내부 공기는 정화 과정을 거쳐 외부 환풍기로 배출 돼 악취와 소음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1년간 냄새난다는 민원은 단 1차례뿐이었다고도 했다.

    3. 다이옥신 등 발암물질이 다량 발생한다?

    일부 주민들은 스티로폼 같은 경우 150~300도의 고온으로 열 압축을 하게 되므로 발암 물질과 다이옥신, 해로운 연기들이 다량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센터 안에는 소각 장비는 없다. 은평구는 "어떤 경우에도 소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스티로폼 열 압축 설비의 경우도 입구가 커봐야 가로 세로 각 70cm에 불과해서 압축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연기를 100% 포집할 수 있다는 게 은평구쪽 설명이다.

    '쓰레기차 교통지옥'은 주민들이 '광역자원순환센터'를 반대하는 주요한 이유다. 하지만 교통량이 극히 적은 심야나 새벽에 움직이는 재활용품 운송차량의 특성을 감안하면 거짓선동에 가깝다.

     

    4. 이 시설로 교통지옥이 된다?

    일부 주민들의 가장 큰 반대 이유중의 하나가 교통문제다. 반대 행동에 단골로 등장하는 게 '쓰레기차 교통지옥'이라는 문구다. 특히 고양시 일부 주민들은 서울시민들의 민원을 우려해 폐기물 운반 차량의 동선을 모두 고양시로 우회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은평구는 운반차 '운행 계획'이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린 예시일 뿐이라고 공언했다. 더욱이 교통량이 적은 심야 시간대에 운반 차량들이 이동하므로 교통량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거라고 확인했다. 주민들은 교통지옥에 따른 매연 발생에 대한 우려도 별도로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은평구는 모든 차량들에 대해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한다는 계획이다.

    5. 협의가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

    일부 주민들은 은평구가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센터 건립을 밀어붙이려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센터의 건립 계획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된 사안이다. 2000년 도시계획시설에 따라 폐기물압축시설을 해당 부지에 건립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던 것이 2003년에는 소각시설로, 다시 2008년에는 음식물처리시설로, 다시 2013년에는 지금과 비슷한 재활용선별시설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지금의 센터 건립 계획이 확정된 것은 2017년이다. 조금씩 시설의 성격이 변해온 건 사실이지만 환경 시설을 짓기로 한 것은 불변이다. 물론 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고양시민들의 반대가 표출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고양시가 2018년 4개월간 진행한 '환경성검토'에서 기상, 비산먼지, 악취, 소음 등 모든 항목에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더욱이 고양시 인근 주민들은 인근에 센터가 들어설 것이라는 사실을 고지 받은 채로 입주했다. 실제로 고양시 지축 지구에 있는 반도유보라, 센트럴 푸르지오, 한림 풀에버, 중흥S클레스의 입주자 모집 공고에는 센터 건립 계획이 예외없이 적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은평구는 올해만 해도 김미경 구청장을 앞세워 20차례나 주민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은평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가짜뉴스에 현혹돼 설명회 자체를 들으려하지 않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6. 은평구 시설을 고양시에 지으려고 한다?

    일부 주민들은 은평구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를 고양시에 지으려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지도를 펼쳐놓고 보더라도 부지가 일견 고양시에 위치해 있는 듯 보인다. 이런 이유 때문에 초기에 고양시 주민들의 반대가 더 컸다. 고양시가 환경영향 평가를 수행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센터 부지는 행정구역상으로 은평구 안에 있다. 고양시 주민들 특히 지축, 삼송 지구 거주자들의 경우는 자신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은평구는 이들 지역과 시설 사이에는 지역난방공사와 차고지 등이 있어서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지축까지는 400m 떨어져 있는데 이 거리는 이미 들어서 있는 고양소각장인 고양바이오매스 시설과 주택들간 이격 거리보다 더 멀다. 은평뉴타운과의 이격 거리는 700m다. 가깝다고 할 수 있으나 다른 곳에 이미 들어서 있는 (재활용센터가 아닌) 소각장의 위치를 보면 가깝다고 하기 어렵다.

     


    7. 은평구에 이미 쓰레기처리 시설이 있다?

    일부 주민들은 은평구에는 소각장이 이미 있기 때문에 또 다시 환경 시설을 짓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한다. 그들 말대로 은평구에 소각장(환경플랜트)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시설은 은평뉴타운을 조성할 당시 뉴타운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립된 것이라 하루 최대 처리용량이 48톤밖에는 되지 않는다. 은평구에서 발생하는 전체 생활쓰레기 139톤을 처리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설이다. 그래서 작년까지 나머지 80톤 가량을 양주소각장으로 보내서 처리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30톤으로 깎였고, 앞으로는 양주소각장 반입 자체를 못할 처지다. 다행히도 서울 서북 3구 협약에 따라 앞으로는 마포소각장으로 보내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그 대가로 은평구는 마포구의 재활용품·생활폐기물을 받기로 했다. 따라서 센터가 은평구만 손해보는 시설이라는 일부 주민들의 주장은 오해다. 서북 3구 이외의 폐기물을 받는다는 것도 가짜뉴스다.

    8. 다른 대체시설 또는 대체부지가 있다?

    일부 주민들은 센터를 짓기보다는 기존의 시설을 활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은평구 수색동의 재활용 처리시설을 확대해 사용하자는 주장이 그 것이다. 하지만 수색 재활용시설은 하루 처리 용량이 30톤에 불과해 하루 150톤의 재활용품을 처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은평구는 "설령 개발제한구역관리 계획을 수립한다고 해도 인근 부지 확보가 어려워 시설 확대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장은 난지물재생센터 같은 주거지역과 떨어져있는 곳에서 대체부지를 찾으라는 것이다. 하지만 난지물재생센터 부지는 이미 2018년 9월에 서울시, 은평구, 고양시, 국무조정실, 환경부가 합의해 은평 광역자원순환센터의 대체부지로 활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체부지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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