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 유승민 의원이 참석해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5일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 측근인 이찬열 의원의 '양아치' 발언 논란이 도마에 오르며 격한 갈등이 터져나왔다.
당권파는 유승민 전 대표가 대학 강연에서 "손학규 당대표 체제 들어 우리당의 정체성이 잘못 가고 있다"는 발언을 문제 삼아 역공을 취했다. 이에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일제히 반발하기도 했다.
바른정당계 권은희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의원총회 도중 이찬열 의원이 밖으로 나가면서 주변인들에게 들리도록 '양아치X'이라고 했다 한다"며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3선 의원, 그것도 교육위원장이 동료 여성 의원에게 이런 비교육적인 막말 발언하는 것이 놀랍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의총에서 당권파와 반대파는 '노인폄하' 발언 논란으로 당 윤리위원회에 단독 상정된 하태경 최고위원의 징계 문제를 두고 강하게 맞붙었다. 이후 손 대표 측근인 이찬열 의원이 바른정당계 이혜훈 의원을 향해 '양아치'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권 최고위원은 "명백한 여성비하발언"이라며 "흡연피해법 발의하고 금연구역에서 담배 피우다 걸리는 것, 이런게 양아치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지난 3월 국회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걸린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이찬열 의원(우측)의 발언에 이혜훈 의원(좌측)이 반론을 제기하며 대립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그러면서 "(손 대표와) 막역한 사이인 것은 알지만 아끼는 사이일수록 엄하게 다뤄야 한다. 조치해달라"고 촉구했다.
당권파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유승민 전 대표의 지난 3일 경북대 강연 발언(손학규 당대표 체제가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을 문제 삼으며 반격했다. 그는 "유 전 대표야 말로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건전하고 개혁적인 중도보수가 우리당의 정체성인양 주장하는데, 통합선언문이나 창당시 정강정책 읽어보고 하는 말인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바른정당계 하태경 최고위원은 "손 대표 체제 문제점 비판 핵심은 당 민주주의 문제"라고 맞섰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합당선언문 자구 하나 참여하시지 않은 분이 해석 달리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문 최고위원이 다시 반박 입장을 취하는 등 논쟁의 여파는 이어졌고, 급기야 손 대표는 "기자 여러분께 민망하다. 참아달라"고 말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손 대표는 이찬열 의원이 '양아치'라는 발언을 했지만, 이혜훈 의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찬열 의원과 통화를 했는데,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며 "회의장 나오면서 보좌관하고 '양아치 같네'라고 했는데 그걸 누가 들었다는 것이지, 기자들한테나 공개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혜훈 의원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며 "'양아치X'에서 'X'는 정말 없었던 거 같다"고 했다.
그는 또 주승용 최고위원이 퇴임 의사를 밝혔고, 이를 대신해 김관영 전 원내대표를 최고위원으로 새롭게 지명할 수 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선 "보도는 간혹 오보도 있고, 소설 같이 쓰는 것도 있다"며 에둘러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