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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가치를 묵직하게 전하는 소리극 '춘향전쟁'



공연/전시

    '소리'의 가치를 묵직하게 전하는 소리극 '춘향전쟁'

    오는 23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공연

    ※ 이 기사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춘향전쟁 공연모습 (사진=정동극장 제공)

     

    4.19 혁명의 여파가 채 가라앉지 않았던 1961년, 한국 영화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 발생한다.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와이드 스크린을 사용한 영화)를 시도했고, '춘향'이라는 같은 소재를 바탕으로 한 영화 '성춘향'과 '춘향전'이 만든 전쟁이 바로 그것이다.

    이른바 '춘향전쟁'으로 명명된 두 영화의 경쟁은 뜨거웠다. 신상옥 감독과 최은희 주연의 '성춘향'과 홍성기 감독과 김지미 주연의 '춘향전'의 뜨거운 경쟁 열기는 제작 초기부터 한국영화계를 양분할 정도의 과열 경쟁이 벌어졌다고 전해진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것은 '성춘향'이다. 화면의 화려한 컬러와 미장센, 그리고 판소리 등 한국 고유의 소리를 접목해 '춘향전쟁'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특히 1961년 개봉 당시 74일 간 서울에서만 3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엄청난 흥행 성적을 거뒀다.

    당시 서울 인구가 약 250만명으로 전해지는데 이를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이 기록은 1968년 '미워도 다시 한번'에 의해 깨진다.

    레트로 소리극 '춘향전쟁'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공연이다. 그 무엇보다 '소리'를 중심으로 스토리의 얼개가 이어지며, 소리를 만들어내는 폴리아티스트와 소리꾼의 시원한 창, 그리고 국악기의 연주가 삼박자의 하모니를 이뤄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춘향전쟁은 극을 통해 '소리'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물건들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마치 영화 속 특수 음향효과를 눈으로 보는 듯한 신선함을 전한다.

    폴리아티스트가 만들어낸 이러한 소리의 향연은 스크린에 펼쳐지는 무성 영화의 모습과 잘 어우러진다.

    춘향전쟁은 '소리'를 바탕으로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암울했던 시대상을 깨버리듯 등장하는 "암행어사 출두야"의 함성은 그시대의 민중과 현재시대의 민중의 목소리가 맞닿아있다.

    극중 신 감독과 소리꾼 역을 맡은 김봉영은 "유신시대의 마찰이 지금의 촛불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탐관오리, 유신, 국정농단 등 엄혹했던 시대를 타개했던 것들이 모두 민중의 '소리'였다는 뜻이다.

    또 춘향전쟁은 '전통의 소리'에 대한 울림도 전한다. 영화 속 배척되던 국악의 소리는 결국 그 의미를 인정받고 종국에는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실제 역사 속 영화 성춘향도 김소희 명창의 소리를 비롯해 양주별산대놀이 등 한국적인 소리를 적극적으로 담아 영화의 흥행에 한몫했다.

    '춘향전쟁'은 시각적인 가치가 중심이 되는 현대 사회에서 '소리'의 가치를 알린다. 사물이 내는 '일상적인 소리'와 '전통의 소리' 그리고 '민중의 소리'가 갖는 새로운 가치를 음악극 형태로 다양한 방식으로 완성도 있게 보여준다.

    오는 23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공연.

    ◇ 시놉시스
    1961년, 서울. 통행금지 직전. 내일이면 그 유명한 춘향전쟁!
    김지미 대 최은희, 홍 감독 대 신 감독, 국제극장 대 명보극장!
    영화 '성춘향' vs '춘향전'을 둘러싼 숙명의 대결이 펼쳐지는 역사적인 순간이 다가온다.
    그런데 이때, 영화상영 준비에 한창이어야 할 신상옥 감독이 한양녹음실의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영화 '성춘향'의 폴리아티스트 세형이 원본 필름을 들고 잠적해버린 것이었다. 개봉은 내일, 과연 신 감독은 무사히 필름을 극장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인가? 세형은 도대체 왜 필름을 가지고 잠적한 것일까? 과연 이 소리전쟁의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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