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경기도 시흥의 한 이면도로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4명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오전 8시 51분쯤 시흥시 과림동 제2경인고속도로 옆 이면도로에 세워진 그랜저 안에서 A(81) 씨와 부인(77), 딸(54), 아들(50)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쯤 "평소 차가 주차돼 있지 않은 곳에 6일 저녁 7시쯤부터 차가 세워져 있는데 안에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발견됐다.
운전석에는 아들이, 보조석에는 A 씨가, 부인과 딸은 뒷자리에 각각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차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에 이용되는 도구가 발견됐다. 유서는 없었다.
A 씨의 유족은 "숨진 가족이 사업 문제 등 경제적 이유로 평소 힘들어했다"며 "평소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억대가 넘는 빚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녀 1남 중 이번에 숨진 둘째 딸과 어머니는 약 10년 전부터 운영한 사업체가 처음부터 잘되지 않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들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4천만 원 상당의 반환 소송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형제들은 아버지를 제외한 가족에게 상당한 규모의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숨진 부모는 안양에서 미혼인 아들과 이혼한 둘째 딸과 함께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파산 신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이 없고, 평소 돈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유족의 진술 등을 토대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A 씨 일가족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는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