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이 검증된 선수를 주로 활용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특성상 이란과 평가전은 출전 명단이 아닌 포메이션 활용에 더욱 관심이 큰 상황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 호주전에 깜짝 스리백 카드를 들고 나와 전술적 선택지를 넓히려는 시도를 선보였다.(사진=대한축구협회)
‘천적’ 이란을 상대할 벤투 감독의 선택은 더욱 기대를 모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1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가장 순위가 높다. 역대 전적도 9승8무13패로 FIFA 랭킹 37위 한국이 열세다. 특히 최근 5차례 대결에서 1무4패로 승리가 없다.
한국이 이란을 상대로 승리한 가장 최근의 기록은 2001년 1월 AFC 아시안컵 8강의 1대0 승리다. 당시 한국은 윤빛가람(상주)이 결승골을 넣었다. 아시아 축구계에서 최강의 자리를 다투는 한국이라는 점에서 이란을 상대로 8년 넘게 승리하지 못하는 현 상황은 분명 ‘넘어야 할 산’이다.
하지만 이란은 달라졌다. 지난 8년간 이란 대표팀을 이끌며 한국을 상대로 절대적인 우위를 이어갔던 포르투갈 출신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대신 벨기에 출신 마크 빌모츠 감독이 지난 5월부터 이란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빌모츠 감독은 부임 후 공식 데뷔전이었던 지난 7일 열린 시리아전에서 5대0 대승을 거두며 ‘아시아 축구의 최강’다운 면모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최정예로 한국 원정에 나선 이란과 평가전은 향후 아시아 축구의 패권을 다툴 두 나라의 기 싸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3월 볼리비아(1대0승)와 콜롬비아(2대1승)을 연파한 데 이어 아시아의 또 다른 축구 강국 호주를 1대0으로 격파하며 2019 AFC 아시안컵 우승 경쟁에서 조기 탈락한 아픔을 씻었다. 이란전 승리는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둔 ‘벤투호’에게는 최상의 결과다.
경기를 앞두고 사전기자회견에 나선 빌모츠 감독이 한국을 강한 상대로 평가하면서도 분명한 승리 의지를 선보이며 정면 승부를 예고한 가운데 이란전에 나설 선수와 포메이션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손흥민(토트넘)을 중심으로 하는 확고한 베스트 일레븐을 활용했다. 하지만 지난 호주전에서는 깜짝 스리백 카드를 내놓아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전술적인 다양성을 추가하는 실험에 나섰다.
호주전 승리와 함께 벤투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은 스리백 카드가 다시 한번 그라운드에서 펼쳐질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이런 탓에 이란전은 내용과 결과 모두가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