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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타파 "조장풍 같은 근로감독관 많이 만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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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질타파 "조장풍 같은 근로감독관 많이 만들려면.."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인기리에 종영
    현실의 조장풍, 乙의 눈물 닦기보단 눈물짓게 해
    사건처리 지연, 자료 분실, 무성의한 태도 등등
    노사 간에 억지로 합의 종용하는 경우도 많아
    전국에 겨우 1600명, 1인당 담당사업장 1300개
    감독관 증원하고 독립된 근로감독기구 만들어야
    조금만 애정 가지면 '고마운 감독관' 될 수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6월 11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박점규 운영위원, 조윤희 노무사 (직장갑질119)

     


    ◇ 정관용> 뛰는 갑 위에 나는 을 만들기 프로젝트 갑질타파. 최근 TV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고 그러죠. 그래서 진짜 조장풍 같은 근로감독관들이 있는지 확인해 보려고 오늘 직장갑질119를 불렀습니다. 박점규 운영위원 그리고 조윤희 노무사 어서오세요.

    ◆ 박점규> 안녕하세요.

    ◆ 조윤희> 안녕하세요.

    ◇ 정관용> 두 분도 이 드라마 보셨어요?

    ◆ 박점규> 네, 저는 한 3, 4회 정도 봤습니다.

    ◆ 조윤희> 저도 짧게 봤었습니다.

    ◇ 정관용> 재미있어요?

    ◆ 박점규> 네, 딸하고 같이 봤는데 재미있게 봤습니다.

    ◇ 정관용> 조장풍이 멋있어요?

    ◆ 박점규> 엄청 멋있게 나옵니다.

    ◇ 정관용> 어떤 일을 하는데요?

    ◆ 박점규> 조장풍이 사회적 약자, 직장에서의 을들을 대변해서 권한을 가지고 불의한 일을 하고 있는 사업주를 잡아넣는 그런 장면들이 여러 차례 나옵니다.

    ◇ 정관용> 사업주를 직접 잡아넣어요?

    ◆ 박점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구속까지 시켜요?

    ◆ 박점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근로감독관이 구속시킬 자격이 있는 거예요? 법적 권한이 있어요?

    ◆ 조윤희> 구속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사권한이 있겠죠. 제가 본 것 중에서도 약간 잠입수사를 하는 장면도 있던데 매우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잠입수사까지 하는 근로감독관. 명대사도 남겼다면서요? 사람은 물건이 아니다, 사람은 씹다 뱉는 껌이 아니다. 사람은 그렇게 짓밟고 버리는 게 아니다 이랬다면서요?

    ◆ 박점규> 네, 제가 대사 몇 가지를 찾아봤는데요. 이 대사가 정말 사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멋있는 대사였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그런지 동시간 대 시청률 1위도 했다고 하는데 그런데 직장갑질 119에서는 지난주에 대한민국에 조장풍은 없다, 이런 보도 자료를 내셨잖아요. 조윤희 노무사, 이게 무슨 뜻이에요?

    ◆ 조윤희> 그러니까 드라마에서는 조장풍이 악덕 사장을 무찌르는 정의의 사도로 그려졌잖아요. 현실에서는 그런 감독관 분들도 계시긴 하겠지만 많이들 말씀하시는 게 을들의,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기보다는 대부분 눈물짓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열심히 해 주시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제보가 많아서 그런 의미로 제목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을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을들을 눈물짓게 한다.

    ◆ 조윤희> 네.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사진=방송화면 캡처)

     


    ◇ 정관용> 을들이 무슨 하소연을 해야 근로감독관이 파견되는 거 아니에요?

    ◆ 박점규> 파견되는 게 아니라 근로감독관을 찾아가서 자기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진정을 하거나 고소를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런 거죠. 그런데 자기한테 호소하러 온 분들을 오히려 눈물짓게 한다?

    ◆ 박점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정말요?

    ◆ 박점규> 이번에 이 드라마가 방영되는 와중에 저희한테 제보된 사건.

    ◇ 정관용> 어떤 겁니까?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 주세요.

    ◆ 박점규> 이 사건은 KT링커스라고 하는 KT의 자회사입니다. 휴대폰 배송업무를 하는 일인데요. 이 노동자들이 전국 6대 물류센터에 74명이 근무하고 계신데 휴대폰을 찾아가서 그 휴대폰을 받아와서 서비스센터에 맡기고 그다음에 해지방어업무, 업무를 굉장히 많이 하셨는데 이분들 계약서를 보니까 근로계약서가 아니라 물류용역계약서입니다. 즉 프리랜서. 개인사업자 계약을 체결을 했는데.

    ◇ 정관용> 노동자가 아니다.

    ◆ 박점규> 그러니까 자유롭게 맡겨진 업무를 용역업무만 처리하면 된다 이랬는데 자유가 1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침 9시에 출근해야 되고요. 밤 10시까지 근무해야 되고요. 복장, 명찰, 심지어는 지금 입고 있는 무슨 옷 입고 있는지 사진 찍어서 바로 보내, 이렇게 지시를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핸드폰으로 자기 복장을 찍어서 보내기도 했고요. 제일 제가 들으면서 속상했던 건 아니, 개인사업자면 자기 휴가를 자기가 마음대로 써야 하잖아요. 그런데 휴가를 딱 하루 썼대요. 9년 동안.

    ◇ 정관용> 9년동안 하루?

    ◆ 박점규> 연차휴가. 사실 근로자가 아니니까 연차휴가라고 표현할 수도 없겠죠. 그런데 휴가를 딱 하루 써서 일요일, 월요일을 한 번 가족이랑 놀러갔다는 거예요. 9년 동안. 그래서 그런데 더 또 속상했던 것은 2010년도에 이분이 입사를 했는데 그때 240만 원 정도 받았어요.

    ◇ 정관용> 뭘요? 월급을?

    ◆ 박점규> 용역비겠죠.

    ◇ 정관용> 개인사업자면 건당 얼마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 박점규> 그런 건들을 다 합쳐서 240만 원 정도를 받았는데.

    ◇ 정관용> 그런데.

    ◆ 박점규> 2018년도가 됐는데 20만 원이 깎여서 220만 원을 받은 거죠. 그런데 거기에 차량유지비, 이런 거 다 개인이 내야 되고 그다음에 부가세 빼니까 실수령액이 170만원도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분들이 화가 나고 여러 가지 억울해서 노동부에 연차휴가 이런 것도 없고 이상하다 이거. 그래서 우리가 누군지 근로자인지 아닌지 확인해 달라고 하는 진정을 낸 사건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노동청에 그래서 진정을 했는데 근로감독관이 어떻게 했다는 겁니까?

    ◆ 조윤희> 맨 처음에 진정을 했을 때에는 근로자성이 없다고 얘기했다가 노동위원회 판정을 받아보고 만약에 노동위 판정이 (근로자성) 인정이 되면 노동청에서도 인정을 해 주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노동위에서 판정을 받아봤는데 근로자로 인정이 됐어요. 그런데 재진정 결과는 다시 근로자성이 없다라고 이렇게 나왔고 그거에 대한 이유도 단 한 줄도 말해주지 않았고 그렇게 됐습니다.

    ◇ 정관용> 무슨 말이에요? 노동청에서는 근로자성이 없다? 그런데 노동위원회에서는 근로자성이 있다? 무슨 뜻이에요, 이게?

    ◆ 박점규> 조금 더 설명을 드리면 이제 사건이 두 개가 있는 겁니다. 하나는 노동청에 임금이 떼었으니까 체불임금도 받아주고 그러니까 근로자인지 아닌지 확인해 달라하는 진정을 받은 건데요.

    ◇ 정관용> 노동청에.

    ◆ 박점규> 그걸 냈다는 이유로 계약이 해지된 거예요. 9년 만에. 그러니까 이분들이 8명인데 8명이 동시에 계약이 해지된 거예요. 그러니까 이분들이 다시 노동위원회에, 노동위원회는 공익위원도 있고 근로자위원도 있고 사용자 위원도 있는 기구잖아요. 거기에다가 우리가 부당하게 해고당했다. 부당해고구제신청,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된 거죠.

    ◇ 정관용> 그런데 부당해고구제신청에서는 받아들여졌고, 이 사람들은 근로자다, 노동자성이 있다, 있다. 그러니까 부당해고다. 계약해지가 아니고. 이렇게 된 거라는 말이죠?

    ◆ 박점규>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지방노동위원회에서 판정을 내리면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게 노동청 아닌가요?

    ◆ 박점규>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노동청은 근로자성이 없다고 그랬다고요?

    ◆ 조윤희> 네, 이렇게 지금 상황과 같이 노동청과 노동위가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가 않고 보통 제 경험에 비추어보더라도 노동청에서 노동위 판단 결과를 기다렸다가 그 판단에 따라서 똑같이 내는 경우가 많아서. 이거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노동청과 관계자들은 뭐라 그러면서 근로자성이 없다고 하는 거예요?

    ◆ 박점규> 그러니까 사실 이분들, 제보자분들이 굉장히 화가 난 건 어떤 거냐면 처음에 갔더니 담당 근로감독관이 자료를 쭉 보더니 이거는 근로자성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약간 우호적으로 얘기를 해 주셨나 봐요. 그래서 증거자료를 막 주고 했는데 사건을 점점 끄는 거죠. 25일 동안 진정사건을 조사하게 돼 있고 진정인 동의를 얻어서 25일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동의도 없이 사건이 연장돼서 이거 뭔가 이상하다. 그래서 물어보니까 자료도 잃어버렸단 거예요. 제가 근로자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근로감독관한테 줬는데.

    ◇ 정관용> 제출된 자료를 잃어버렸다. 근로감독관이?

    ◆ 박점규> 그렇기도 하고 그다음에 또 나중에 한 얘기는 뭐냐 하면 나는 근로자라고 올렸는데 윗선에서 이거 파장이 크다, 안 된다. 이런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 정관용> 윗선에서?

    ◆ 박점규> 네.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무슨 파장이요?

    ◆ 박점규> 이게 근로자라고 인정되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파장, 즉 똑같은 조건에 근무하는 분들도 다 용역이 아니라 근로자로 인정해야 되잖아요. 그러면 그동안 안 줬던 임금, 수당, 퇴직금 다 줘야 되니까. 그래서 그런 얘기를 들은 거죠. 그래서 이분들이 다 이걸 녹취해 놨고요. 또 그 위에 있는 사람을 찾아갔더니 근로기준과장이 한다는 말이 이 사건은 정말 영향이 크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왜 큰 거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 근로자인지 아닌지만 판단해 달라 이랬는데 결국은 두 번 다 근로자 아니라고 결정을 한 겁니다.

    ◇ 정관용> 이게 비슷한 케이스가 삼성전자 케이스.

    ◆ 박점규> 맞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 정관용> 삼성전자 복장 입고 고쳐주러 다들 오시는 분인데 개인사업자로 자유계약처럼 돼 있다가가 그분들이 오랜 투쟁 끝에 결국은 다 노동자로 됐잖아요. 노동조합까지 만들고 그렇지 않습니까?

    ◆ 박점규> 네.

    ◇ 정관용> 그렇게 하면 되죠. KT도. 그걸 옆에서 근로감독관들이 도와주셔야지. 뭐라고요? 이게 파장이 크다고요? 그거를 왜 그분들이 걱정한답니까?

    ◆ 박점규> 그러게 말입니다.

    ◇ 정관용> 또 그다음에. 또 어떤 사례가 있습니까?

    ◆ 조윤희> 제가 경험한 사례 중에는 처리가 지연된 사안이 있었는데 임금체불 진정사건이었는데 2017년 9월에 진정을 제기했거든요. 이제 담당 감독관이 인사이동으로 바뀌었다는 이유로 1년 3개월 동안 지연이 되다가 2018년 12월 연말에서야 결과가 나왔어요. 그 장장 1년 3개월 동안 당사자분들은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거죠.

    ◇ 정관용> 그러면 그렇게 조사가 미뤄지는 기간 동안 신고한 노동자들한테는 피해가 가잖아요.

    ◆ 조윤희> 네, 그렇겠죠. 아무래도 임금체불사건이다 보니까 당연히 임금이 생활에 영향을 미치니까 그분들은 당연히 피해를 입게 되었겠죠.

    ◇ 정관용> 또 조사 자체가 성실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 박점규> 사실은 이게 제일 심각합니다. 제보자들이 저희한테 얘기하는 게 근로감독관들이 너무 무성의해요. 우리 말을 안 들어줘요. 제가 뭘 제출해도 무성의하게 대답해요, 이런 건데요. 저희 한 작년 11월에 들어온 제보인데 증빙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하니까 첨부한 자료 볼 시간 없다, 나. 바빠서 그런 거 볼 시간 없으니까 그냥 와서 구두로 얘기하라, 이러기도 하고요. 그리고 엑셀 자료 같은 게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출퇴근 기록이나. 이러니까 이건 글자가 작아서 안 보인다. 와서 말로 해. 혹은 직접 손으로 적어서 내라, 이렇게 즉, 뭔가 무성의하고 무시한다는 걸 굉장히 많이 받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이런 분들이 극소수 아니에요? 근로감독관 가운데? 대부분은 조장풍 같은 분들 아니에요? 정말?

    ◆ 박점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조장풍 드라마에서도 이런 근로감독관 한 분쯤 있었으면 하는 기획 취지가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런 조사도 자꾸 미루고 인사이동 있다고 1년 3개월 기다리게 하고 이거 사회적 파장이 크니까 이건 곤란해라고 하고 이런 사례들이 극소수가 아니라 오히려 많다?

    ◆ 박점규> 우리 근로감독관이 정말 잘해주셨어요 하는 사례를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근로감독관에 대한 서운함과 이런 실망, 원망, 이런 게 굉장히 많습니다.

    ◇ 정관용> 현장을 반영해 줄 수 있는 조사결과 같은 게 있습니까?

    ◆ 박점규> 네, 저희가 직장갑질 119에서 활동하고 계신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약칭으로 노노모라고 부르는데요. 거기 노무사님들이 노동자 사건만 하시거든요. 이분들이 근로감독관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시잖아요. 이분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진정 고소 사건이 공정하게 처리되고 있냐가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가 70%가 됐고요. 근로감독관을 신뢰하느냐? 신뢰하지 않는다가 75%였습니다. 거기에 그런데 질문 문항 중에 보통이다라는 대답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거를 빼면 신뢰한다는 응답이 1.6%였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박점규> 그러니까 이 수치가 놀라운 건데 이게 뭐 전체 노무사님을 대상으로 판단한 건 아니지만 근로감독관에 대한 불신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조윤희 노무사는 실제 노무사 입장에서 근로감독관들 만나다 보면 어떤 문제점들을 제일 느끼게 돼요?

    ◆ 조윤희> 가장 큰 것은 지나치게 합의를 종용하는 사례가 좀 많은 것 같고요. 그다음에 관료적으로 좀 업무를 처리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고. 그다음에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무성의한 태도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제 동료 노무사님 사례를 보면 그러니까 대질조사를 한다고 불러서 갔는데 감독관은 그냥 가만히 앉아 있고 다른 업무를 보고 있고 노사 양측이 서로 얘기만 하도록, 합의를 종용하기 위함이었을 것 같긴 한데요. 그냥 얘기만 하도록 그냥 두고 본인은 다른 업무를 보고 그랬던 사례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자기가 판단을 내리지 말고 노사가 알아서 좀 합의해라, 이런 식으로 밀어붙인다 이 말인가요?

    ◆ 조윤희> 네, 물론 사건에 따라서는 합의가 더 좋은 케이스도 있긴 하겠지만 당사자가 원하지 않고 사실 이거는 범죄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문제이기도 하잖아요. 그렇게 잠재적으로 범죄 피의자랑 피해자라고도 볼 수 있는 사용자랑 노동자를 앉혀 두고 수사관이 제대로 조사는 하지 않고 단지 계속 합의를 종용하는 것은 어쨌든 문제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직장갑질 119에 제보되는 사례 중에 근로감독관 관련된 사례도 꽤 많이 들어옵니까?

    ◆ 박점규> 네. 아주 많은 사례는 아니지만, 약간 줄긴 했습니다. 첫 해 1년보다는. 그렇지만 여전히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저는 아무튼 몇%, 몇%. 정말 신뢰한다는 1.6%밖에 없다, 이런 것 말씀해 주셨는데 그거는 물론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소속이라서 그렇지 않나 싶고, 저는 믿고 싶어요. 정말 열심히 하시는 근로감독관,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열심히 하시는 근로감독관들도 상당수 계시다고 믿고 싶은데,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례들이 워낙 많다,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왜 그래요? 구조적으로? 이분들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잖아요. 일부러 사용자 편 드는 거예요?

    ◆ 박점규> 사실은 근로감독관이 전국에 1600명 정도 계신데요.

    ◇ 정관용> 1600명.

    ◆ 박점규> 그 1인당 담당하는 사업장이 1300개 가량 됩니다. 그다음에 저희가 임금체불 진정도 굉장히 많아요. 그거를 하다 보니까 다른 걸 잘 할 여유가 없는 것도 있고 그다음에 이게 사실은 이분들이 감정노동이기도 하잖아요. 그러니까 굉장히 많은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까.

    ◇ 정관용> 하소연 듣고 이런 거 자체가.

    ◆ 박점규> 네, 그런 것도 그래서 저는 사실은 근로감독관 숫자를 늘리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직장갑질119 조윤희 노무사(왼쪽)와 박점규 운영위원(오른쪽)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캡쳐)

     


    ◇ 정관용> 또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 조윤희> 저도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감독관 숫자가 너무 적은 게 문제라고 생각이 들고 또 하나는 이제 직장갑질 119 조사에서도 나온 건데 근로감독관이 비법리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라는 내용도 좀 많았는데요. 그래서 노동법의 전문성을 키우는 그런 절차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좀 근본적으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감독관 숫자를 늘리는 게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근로감독관은 노동부 소속 공무원이죠?

    ◆ 박점규> 네.

    ◇ 정관용> 그런데 노무사나 이런 자격이 필요한 건 아닙니까?

    ◆ 박점규> 네, 아니에요.

    ◇ 정관용> 그러면 그냥 근로감독관은 별도 채용 절차를 밟습니까? 어떻게 뽑습니까? 일반 노동부 다른 직원들하고 순환보직을 하나요? 다른 근무 하다 근로감독관 갖다가 하나요? 근로감독관만 따로 뽑나요?

    ◆ 박점규> 근로감독관만 따로 뽑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따로 뽑지는 않아요?

    ◆ 박점규> 7급 공무원들이 하시고 공무원분들이 기피하는 부서입니다.

    ◇ 정관용> 현장에서 일은 많고 감정노동에 시달려야 하고 이러니까.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박점규> 저희가 근로감독청을 신설해야 한다. 왜냐하면 근로감독만 전담하는 부서만 있다면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내가 노동법을 지켜야 되겠구나. 법을 어기지 말아야 되겠구나. 한 번 잘못하면 그게 어려워지겠구나라는 긴장감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게 전혀 없기 때문에 물론 노동부에서 근로감독정책단, 이런 걸 만들었더라고요. 최근에. 그런데 실제로 실효가 많이 떨어질 것 같아서 한계가 되게 많은데요. 일단 근로감독을 전담할 수 있는 부서가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방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근로감독청을 독립시켜 달라,

    ◆ 박점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요. 또?

    ◆ 조윤희> 근로감독관을 당장 증원하는 게 어렵다고 한다면 일단 수사권은 없더라도 현장방문이나 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 정도를 가지고 있는 명예근로감독관 제도를 고민해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정관용> 명예근로감독관? 이건 어떤 분들을 위촉하는 겁니까?

    ◆ 박점규> 현장에서 노동수사권을 굉장히 오랫동안 담당해 왔던 노무사님도 있고요. 노동 관련된 변호사님도 있고 이런 분들을 어쨌든 위원회에서 노사가 동의하는 분들로 근로감독관, 명예근로감독관을 하면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문재인 정부가 근로감독관 숫자 늘리겠다고 하지 않았었나요?

    ◆ 조윤희> 원래 500명 정도 증원하기로 했었는데 국회에서 축소돼서 240명 증원한다고.

    ◇ 정관용> 예산이 깎였군요. 그런데 우선 지금 신고가 들어갔는데도 제대로 근로감독이 안 이루어지고 있는 그런 사례에 대한 사후조치도 필요하지 않겠어요?

    ◆ 박점규> 저희가 직장갑질 119에 들어온 제보를 딱 보면 되게 간단합니다. 어떤 사용자가 어떤 노동자 개인을 괴롭히거나 불법을 하는 게 아니라 사업장 전반에 불법이 벌어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사업장 전수조사를 한다거나 무기명 설문조사를 하면 어떤 불법이 벌어지는지 금방 드러나요. 그런데 그렇게 안 하고 임금체불이다 그러면 진정사건 처리하고 다음 사람 들어오면 또 처리하고 이런 방식으로 일이 진행되다 보니까 불법이 잘 근절이 안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생각하는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는 어느 사업장에서 한두 명이 들어온다 그랬을 경우에는 나가서 전수조사를 하거나 설문조사를 해 보면 금방 그 사업장의 불법이 확인되고 근로감독을 통해서 바로잡으면 다른 기업들도 이 효과를 저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라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이미 진정이 들어온 걸 제대로 처리 못 한 경우 그 경우에 대한 사후조사를 해서 좀 책임을 묻는다든지 이런 게 필요하지 않겠어요?

    ◆ 박점규> 네, 저희 이번에 KT링커스 사건 같은 경우에 근로감독관 분들이 진정, 재진정의 과정에서 보여줬던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저희 노동부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노동위원회와 노동청의 입장 바뀐 거, 이런 거 말이죠. 이거는 뭔가 정리를 해야 될 거 아니겠어요. 노동부 차원에서라도. 아직 결론은 안 났습니까?

    ◆ 박점규> 일단 회사가 중노위에 사건을 다시.

    ◇ 정관용> 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이겼는데 노동자 측이. 중앙노동위원회 측에 다시 올렸다?

    ◆ 박점규> 네, 그런 상황입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참. 힘들게 일하는 근로감독관님이 분명히 계시다. 저는 계속 믿고 싶다 그런 말씀드리는데 현장에 그렇게 잘하는 분들한테는 뭐라고 격려의 말씀, 한 말씀 하셔야 되지 않겠어요?

    ◆ 박점규> 저희 제보된 사건 중에서 포괄 임금제 있잖아요? 포괄임금제로 고통 받는 분 많은데, 6개월 동안 300만 원 넘게 이분이 월급을 떼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친절하게 가서 노동부에 진정해라, 이렇게 하고 했는데 그 뒤에 아무 연락이 없었어요. 그런데 무슨 기회로 제가 전화를 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분이 뭐라고 했냐면 직장갑질 119 말씀 듣고 그대로 가서 설명 드렸는데 그랬더니 그분이 엑셀로 계산을 해 주셨다는 거예요.

    ◇ 정관용> 근로감독관분이.

    ◆ 박점규> 네, 그래서 저희가 계산한 금액 그대로 돌려받았어요. 그러면서 자기가 근로감독관들이 그렇게 해 주시니까 그 근로감독관이 너무 고마웠다고. 그러니까 근로감독관이 조금만 애정을 가지면 사실은 불법이나 진정인들의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조장풍 같은 근로감독관 좀 많이 만듭시다. 이거 아니겠어요. 결국?

    ◆ 조윤희>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직장갑질119 박점규 운영위원, 조윤희 노무사 두 분 수고하셨습니다.

    ◆ 박점규> 고맙습니다.

    ◆ 조윤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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