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의혹과 이를 둘러싼 증거인멸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삼성전자 부사장 2명을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부사장급 임원이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12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핵심 증거를 없애거나 숨기도록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증거은닉교사)로 삼성전자 김모 사업지원TF 부사장과 박모 인사팀 부사장을 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상되던 지난해 5월부터 삼성바이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의 내부 문건 등을 은폐·조작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과정을 숨기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증거인멸에 나섰다고 의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에서는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JY'(이재용 부회장), '합병', '미전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또 삼성바이오 회사 공용서버를 공장 마룻바닥에 숨기거나 자회사인 삼성에피스에서도 서버를 직원 집에 숨긴 사실이 확인됐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25일 김 부사장 등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런 법원의 판단을 놓고 계열사 수준을 넘어 그룹 핵심부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증거인멸이 이뤄졌다는 관측에 무게가 더욱 실렸다.
한편 검찰은 전날 증거인멸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업지원TF 팀장인 정현호 사장을 불러 17시간 넘게 조사했다.
미래전략실 후신인 사업지원TF 팀장인 정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동문이자 최측근으로 통한다.
검찰은 정 사장이 지난해 5월 삼성 수뇌부가 세운 증거인멸 계획과 이후 실행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 사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하거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사장에 대해 사건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추가 소환할 방침이다.
또 그동안 집중해 온 증거인멸 혐의에서 사건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분식회계 의혹으로 수사의 무게추를 옮길 계획이다.
검찰은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삼성 측 임직원을 상대로 직접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