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물가도 동반 상승하면서 지난달 4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D램 수출물가는 반도체 경기 부진 탓에 10개월째 하락했다.
14일 한국은행의 '2019년 5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기준 수출물가지수는 전월(100.51)대비 2.6% 상승한 103.16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수는 기준년을 2010년에서 2015년으로 개편한 이후 첫 통계다.
전월대비로는 2월 0.4%, 3월 0.2%, 4월 0.7%에 이어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1%대 미만에 머물던 전월대비 상승률이 5월 들어 크게 뛰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한 뒤 5월에 0.4% 상승으로 반전됐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월평균 달러값은 4월 1140.95원에서 1183.29원으로 3.7% 상승했다. 실제로 원화가 아닌 계약통화 기준으로 따지면 5월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0.9%, 전년동월대비 7.9%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전월대비 5월 수출물가는 농림수산품이 3.4%, 공산품이 2.6% 각각 올랐다. 공산품 중에는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2.1%), 운송장비(3.4%), 화학제품(2.7%) 등의 수출물가가 크게 상승했다.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품목 중에서는 휴대용전화기(3.7%), TV용LCD(2.9%), 시스템반도체(3.5%), TV(4.9%) 등이 전월대비 수출물가가 올랐다.
그러나 D램은 0.5% 떨어져 10개월 연속하락했고, 플래시메모리도 1.5% 하락해 19개월 연속하락을 기록했다. 다만 D램의 경우 4월(-9.9%)에 비해 수출물가 하락폭이 크게 줄었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13.66으로 전월대비 2.2%, 전년동월대비 4.6% 각각 상승했다. 전월대비로는 4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로는 16개월 연속 상승세다.
수입물가 역시 환율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두바이유가가 4월 평균 배럴당 70.94달러에서 지난달 69.38달러로 2.2%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이 국제유가 하락보다 영향력이 컸다.
전월대비 원재료 1.4%, 중간재 2.4%, 자본재 3.4%, 소비재 2.6% 등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주요 상승품목은 원유(1.4%), 시스템반도체(3.7%), 철광석(3.7%) 등이었고, 하락한 품목에는 동광석(-2.7%), 동정련품(-3.2%), 천연가스(-0.9%)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