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붉은 수돗물'(적수‧赤水) 사태 관련 인천시가 피해 지역을 서구로 한정했다가 뒤늦게 중구 영종도까지 확대하는 등 행정 불신을 자초하면서, 피해 주민들이 박남춘 시장 등에 대한 주민소환을 결의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는 그동안 영종도는 이번 적수 사태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 오다 최근 수자원공사 조사 결과를 수용하며 기존 주장을 번복했다.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성산가압장 전기설비 검사 과정에서 서구 지역의 수질 문제가 발생했고, 수자원공사 관계자 등 전문가와 논의한 결과 영종도 지역도 이번 수계 전환 영향으로 수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가구는 기존 인천 서구지역 8천500가구에 중구 영종도지역 250가구가 더해졌다.
인천시는 이날 발표 전까지도 영종도는 서구와는 수돗물을 공급받는 경로가 달라 이번 적수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사후 보상 대상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수산정수장에서 역방향으로 공급된 상수도 일부가 영종도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수자원공사 관로 전문가의 조사 결과가 나오자 인천시는 영종도도 이번 사태의 영향권 안에 있다는 점을 뒤늦게 시인했다.
이에 대해 중구 영종지역 주민 20여명은 이날 대책회의를 갖고 박남춘 인천시장 등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윤호준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회장은 "주민들은 이번 사태를 인천시가 축소 은폐하려 했던 시도에 대해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태"라며 "인천시에서 인정을 한 만큼 당장 식수와 관련 시설물 등을 공급해야 할 것이며, 박남춘 시장을 비롯해 인천시의원, 홍인성 중구청장, 중구의원 등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구 지역 맘카페에는 "방류 요령이나 보상 범위 등이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민원 상담하는 분들이 명확한 방침 없이 개인적 생각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것 같다" 등의 글과 함께 이물질로 가득 찬 필터나 마스크 사진 등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인천시는 영종도에서도 서구와 마찬가지로 소화전 방류, 수질검사 시행, 저수조 청소 등 수질 개선 조치를 시행하며 상수도사업본부 병입 수돗물인 미추홀참물 등 음용수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박준하 부시장은 "영종도에 있는 인천공항에서도 적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데, 적수 사태 이후 소화전 방류를 너무 많이 강하게 한 것이 오히려 유압이나 물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 소화전 방류도 전문가 조언을 받아 시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