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제 상황에 대해 "생산은 완만하게 증가했지만,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간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중국 등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통상마찰이 확대되는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도 "1분기 우리 경제는 예상보다 빠른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하방 리스크가 확대됐다"고 진단한 바 있다. 지난 4월에 이어 사실상 석 달째 '경기 부진' 진단을 내린 셈이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도 지난 10일 펴낸 '6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이 소폭 확대됐지만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 역시 지난 4월 이후 석 달째 '경기 부진'이란 진단을 내놨다.
기재부는 다만 "4월 산업활동 주요 지표는 생산 증가세가 2개월 연속 유지됐다"며 "소비와 건설투자는 감소하고 설비투자는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광공업의 경우 전월비 생산 증가율은 지난 3월에 2.1%, 4월에 1.6%를 기록했다. 서비스업도 3월에 0.5%, 4월에 0.3% 증가하는 등 전산업 증가율이 0.7%를 나타냈다.
소매판매는 3월에 3.5% 증가세였지만 4월엔 1.2%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3월의 8.9% 증가에서 4월엔 2.8%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설비투자는 3월 10.1%에 이어 4월에도 4.6% 증가세를 유지했다.
수출은 시장 예상보다 빠른 반도체 가격 하락에 중국 등 세계경제 둔화 영향까지 겹쳐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5월 수출의 경우 지난해 같은달보다 9.4% 감소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5월 기준 97.9로 전월대비 3.7p 하락했고, 기업심리 역시 실적 상승에도 6월 전망치는 소폭 하락했다. 4월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기재부는 "고용은 취업자 증가규모가 확대되고 물가도 안정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5월 취업자는 제조업 감소에도 서비스업 증가세 확대에 힘입어 전년동월대비 25만 9천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4.0%로 지난해 같은달과 비슷했다.
5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서비스 가격 안정세 유지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0.7% 상승에 그쳤다. 금융시장은 5월중 주가와 국고채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환율은 상승했지만, 이달 들어 주가는 상승하고 환율은 하락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추가경정예산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와 집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투자・수출・소비 등 경기보강과제를 적극 발굴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