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유소년 축구는 내 운명" 꿈을 이룬 정정용 감독

축구

    "유소년 축구는 내 운명" 꿈을 이룬 정정용 감독

    정정용 감독. (사진=연합뉴스)

     

    "선수들이 A대표팀에 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앞둔 정정용 감독은 보통의 감독들과 조금 달랐다. 물론 '어게인 1983'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늘 어린 선수들에 대한 생각이 먼저였다. 경험을 통해 A대표팀으로 향하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사실 정정용 감독은 무명의 지도자다.

    현역 시절도 초라했다. 청구고-경일대를 거쳐 1992년부터 실업축구 이랜드 푸마에서 6년 동안 뛴 뒤 1997년 부상으로 은퇴했다. 남들이 자랑하는 대표팀 경력도 없었다. 프로 지도자도 2014년 대구FC 수석코치로 10개월 일한 것이 전부다.

    대신 유소년 지도자로 맹활약했다. 2006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일하면서 수많은 유망주들을 지도했다.

    정정용 감독은 2016년부터 17세 이하(U-17) 대표팀을 지휘했다. 현 U-20 대표팀의 시작점이었다.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을 통해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고, U-20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역사를 썼다.

    전술적인 준비도 완벽했다. U-19 챔피언십 당시 정정용 감독은 전술자료집을 선수들에게 나눠줬다. 포메이션, 세트피스를 비롯해 각 상황별 위치, 역할, 동선 등이 빼곡하게 적힌 자료집. 선수들은 마법 노트라고 불렀다.

    정정용 감독은 U-19 챔피언십 이후 마법 노트를 회수했다. 이미 선수들의 머리에 입력된 상태라는 판단이었다.

    U-20 월드컵 내내 변화무쌍한 전술을 무리 없이 소화한 비결이다.

    어린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 있었다. 단순히 지시하는 것보다는 선수들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휴대전화 사용은 물론 자유시간도 최대한 존중해줬다. 또 훈련 때는 선수들과 어울려 땀을 흘렸다. 최종 명단 발표 후에도 함께 하지 못한 선수들을 더 걱정했다. 선수들도 아버지, 아니 아빠처럼 정정용 감독을 대했다.

    정정용 감독은 2016년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솔직히 내 꿈은 U-17, U-20 월드컵 같은 메이저 대회에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하는 것이다. 모든 게 완성된 선수는 흥미 없다 아직 덜 완성된 유소년 선수들을 만들어내 메이저 대회 성적을 내고 싶다"고 꿈을 전했다.

    그리고 꿈을 이뤘다. 한국 남자 축구 사상 최초 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업적도 이뤄냈다.

    정정용 감독에게 유소년 축구는 운명이었던 셈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