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U-20 국가대표팀 환영 행사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정정용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정정용 감독이 서울광장에서 소원을 풀었다. 월드컵 우승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팬들과 선수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축하의 헹가래를 받았다.
17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1)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U-21 대표팀을 축하하는 환영행사가 열렸다.
정정용호는 이번 대회에서 36년 만에 4강 신화를 재현한 것을 넘어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결승무대에서 아쉽게 우크라이나에 역전패해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들이 보여준 투지에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날 대회가 열린 폴란드에서 귀국한 정정용 감독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바로 서울광장으로 이동해 대회 기간 응원해준 국민들과 만나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은 서울광장을 찾아 대표팀을 맞이했다. 대한축구협회 추산 750여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팬들은 선수들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힘찬 박수와 열띤 환호를 보냈다. 'PRID OF ASIA'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 선수들은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선수들은 장거리 비행에 피로도 풀지 못한 채 행사에 나섰지만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고 미소를 보이며 행사를 찾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U-20 국가대표팀 환영 행사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정정용 감독도 "우리 선수들이 성적을 낸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과 함께 성적을 거둔 느낌이다"라며 "임금이 있어서 백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이 있기에 임금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이 있어 제가 여기에 있을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코칭스태프와 모든 선수에게 감사하다"라며 "이 선수들이 2022년 카타르, 2026년 북중미 공동 개최 월드컵 주축을 이룰 것으로 확신한다. 소속팀으로 돌아가 더욱 실력을 갈고닦아 대표팀에서 다시 만나길 기원한다"라고 전했다.
선수들은 SNS로 취합된 질문에도 성의껏 답변하며 팬들에게 다가섰다. 특히 이강인(발렌시아)은 '누나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대표팀 형이 있는지'라는 질문에 "솔직히 아무도 소개해주고 싶지 않다"라고 말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강인은 이어 "꼭 골라야 한다면 그나마 정상인 전세진, 엄원상 형을 택하겠다. 나머지는 비정상이라 부담스럽다"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 옐로카드를 꺼내려는 주심을 껴안으며 애교 있는 모습을 보였던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는 옆자리에 있던 이재익(강원)과 재현하면서 "저는 평소에는 과묵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스타일"이라고 말해 팬들을 즐겁게 했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U-20 국가대표팀 환영 행사에서 이강인이 팬들에게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날 행사의 백미는 정정용 감독의 깜짝 헹가래였다.
정 감독은 아쉬웠던 순간에 대한 질문에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에도 준우승을 해서 헹가래를 못 했다"라며 "다시 뭉치게 되면 (헹가래를) 기대해보겠다"고 말했다.
정 감독의 말이 끝나자 선수들이 움직였다. 의기투합해 무대 가운데로 모인 선수들은 정 감독을 둘러싸고 세 차례 헹가래로 감사함을 표했다. 생각지도 못한 헹가래에 정 감독도 행복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선수들은 행사 이후 무대 밑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응원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며 일정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