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40대는 영화 흥행을 좌지우지 하는 핵심 관객층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부모·자녀와 함께 대단위로 극장을 찾는 경우가 빈번한 까닭이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7, 8월 한여름 시장을 앞두고 이들 가족 관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디즈니 영화 '알라딘'은 지난 주말(14~16일) 동안 관객 100만 6371명을 모으며 3주 만에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 기간 전국 1409개 스크린에서 1만 5658회 상영된 결과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알라딘'의 누적관객수는 532만 5964명이다. 남다른 뒷심을 발휘하며 장기흥행 국면에 들어선 만큼 600만 관객 고지도 어렵지 않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는 이날 "'알라딘' 주요 관객층은 30, 40대로 어린 시절 원작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봤던 세대가 자녀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이 영화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어른들 입장에서는 어릴 때 봤던 애니메이션에 대한 향수와 '어떻게 실사화 됐을까'라는 궁금증을 해소하고, 이야기를 아는 만큼 자녀들에게도 안심하고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공략한 디즈니의 힘"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2017년 3월 16일 개봉해 513만여 관객을 모은 '미녀와 야수'도 똑같은 경우다. 동명 원작 애니메이션을 실사화 함으로써 세대를 아우르는 흥행 성적을 거두는 흐름은 이제 디즈니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김형호는 "이들 디즈니 영화 특징은 익숙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스포일러로부터 자유로운데다, 자녀들에게 권장해도 무방하다는 안전성을 담보한다"며 "'알라딘'이 관객을 꾸준히 모아 온 상황에서 현재 '역주행' '뒷심' 형태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 만큼 흥행에도 보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주말 '알라딘'과 함께 눈길 끄는 흥행 성적을 거둔 영화로 애니메이션 '천로역정: 천국을 찾아서'(이하 '천로역정')를 꼽을 수 있다.
'천로역정'은 같은 기간 381개 스크린에 1634회 걸려 5만 6710명을 동원, 박스오피스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등을 누르고 거둔 성적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 13일 개봉 이래 '천로역정'의 누적관객수는 7만 7826명으로 이번 주 안에 10만 관객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호는 "'천로역정'의 흥행 성적은 애니메이션으로서 주목할 만한 케이스"라며 "지금 시점에서 아이들과 함께 볼 만한 영화가 무엇인가를 따져봤을 때 실사영화는 '알라딘', 애니메이션은 '천로역정'이 그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셈"이라고 봤다.
이어 "물론 기독교 단체관람이 흥행을 견인하고 있지만, 이 단체관람을 구성하는 요소 역시 가족 관객"이라며 "'천로역정' 역시 학기말로 가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관객이 함께 볼 만한 영화라는 점에서 어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