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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北中 정상회담으로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

    비핵화 협상 돌파구? 한미-북중 구도로 대치?
    중국 변수 개입으로 한층 복잡
    김정은 위원장 메시지 관심
    이달말 미중, 한중, 한미정상회담 잇따라 열려

    지난해 6월 방중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대화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21일 전격 방북 발표로 한반도 정세가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북중 정상회담 이후에는 28~29일 오사카 G20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 이어 한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는 등 남·북·미·중 주요 정상외교가 열흘 사이 숨가쁘게 전개된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놓여 있는 비핵화 협상 재개의 단초가 마련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중국이 본격 움직이면서 한반도 주변 정세가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우선 주목되는 것은 시 주석의 방북 시기다.

    그의 방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해 3월 이후 네 차례 방중에 대한 답방 성격이고 지난 1월 방중시 공식 초청에 대한 화답이지만 그동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기조 등으로 인해 미뤄져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 교착의 배후로 중국을 지목해온데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이 전격 방북을 결정한 것은 이달말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협상과 무역분쟁 완화를 겨냥한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연합뉴스)

     

    이와 관련, 쑹타오(宋濤) 중국 대외연락부 부장이 17일 중국 관영 매체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진일보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위한 새로운 진전을 추동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이 주목된다.

    시 주석이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미국과의 무역갈등 완화에 나서고 지금까지 남북미 중심으로 진행돼온 비핵화 프로세스에도 적극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17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8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동력을 살리는 데 북중 간 대화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일관되게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전략노선을 변경하면서까지 북미대화 재개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내놓을 메시지가 현 정세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반면에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분쟁 담판을 앞두고 북한을 레버리지로 활용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무역분쟁에 이어 대만과 홍콩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자제해왔던 한반도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하노이 ‘노딜’에 이어 4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미국과의 비핵화 대치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북미정상회담이나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서도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나 협상전략과 성과를 공유해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중국으로선 미국을 향해 북한과 같이 간다는 점을 보여주고 북한으로서도 배후가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며 "북중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지난 1월 4차 방중한 김 위원장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시 주석과 악수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미국과의 분쟁에서 ‘북한카드’ 활용,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 카드’ 활용이라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면 비핵화 해법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는 미중간 패권경쟁의 한복판으로 빨려들어가면서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시진핑을 불러들였다는 건 미국의 비핵화 협상 조건에 따라가기보다는 제재완화를 먼저 이끌어내기 위해 중국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과 전방위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 눈치를 보거나 갈등을 피하지 않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향후 비핵화 협상은 더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국무부가 시진핑 주석의 방북에 대해 "우리의 목표는 김정은 위원장이 동의한 바와 같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이라고 밝힌 것도 비핵화 협상에서 북중 밀착 우려를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 남북미 3자 중심으로 이뤄져온 비핵화 협상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겠다는 건데, 우리 정부로선 중국 카드를 쓸 수 있게 된 측면이 있지만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푸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며 "한반도 정세는 한층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8~29일 오사카 G20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 및 한중 정상회담, 그리고 이어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북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요동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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