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해외 영구반출이 허가된 ‘책가도(冊架圖)’(문화재청 제공)
우리 문화재의 영구 해외반출이 처음으로 허가됐다.
문화재청은 우리 근대문화재 2점을 외국에서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상설전시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영구 국외반출을 처음으로 허가했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문화재는 ‘책가도(冊架圖)’와 ‘연화도(蓮花圖)’ 등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근대 시기에 제작된 전통적 회화 작품으로, 병풍으로 만들어져 보관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두 작품 모두 국내에서는 어렵지 않게 확인되는 종류여서 국내보다는 국외에서 전시용으로 활용될 경우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지난 13일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의 심의를 거쳐 영구 국외반출이 허가됐다.
'책가도'는 정조의 명으로 처음 그려진 회화양식으로 주로 19세기 이후 작품부터 남아 있으며, 서가에 책과 문구류가 조화롭게 그려진 유형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회화 양식이다.
'연화도'는 연꽃을 주제로 그린 그림으로 이번에 반출하는 작품은 19세기 말 화훼화(花卉畫, 꽃이나 풀을 그린 그림)의 흐름을 보여준다.
이들 문화재가 전시될 곳은 1861년 설립된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Victoria; NGV)으로 호주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미술관이다.
빅토리아국립미술관은 관내 ‘한국실’이 중국실, 일본실보다 전시품이 크게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들 문화재 2점을 소장자로부터 정식으로 구매했으며,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다음달 중으로 반출해갈 예정이다.
처음으로 해외 영구반출이 허가된 '연화도(蓮花圖)’(문화재청 제공)
우리 문화재의 국외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나, 외국 정부가 인증하는 박물관이나 문화재 관련 단체가 자국 박물관 등에서 전시할 목적으로 일반동산문화재를 구매 또는 기증을 받을 경우 문화재청장 허가를 받아 반출할 수 있다.
문화재청 측은 "이번 허가는 최근 개청 20주년을 맞아 발표한 ‘미래 정책비전’을 실현하는 첫 사례"라며 "‘한반도를 넘어 세계’로 확산하는 우리 문화의 외연을 확장하고 미래의 문화자원으로 만드는 뜻깊은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