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장인 이주열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동철 위원의 '인하 소수의견'이 제기된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다른 금통위원 1명도 기준금리 인하의 당위성을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록으로 소수의견을 남긴 것은 조 위원뿐이다.
한국은행이 18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9년도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에 따르면 기준금리 1.75% 동결이 이뤄진 지난달 31일 금통위 회의에서 2명이 금리인하의 당위성을 개진했다.
회의에서 조 위원은 기준금리 동결에 명백히 반대의사를 표시하면서 소수의견으로 자신의 입장을 기록화했다.
그는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경제의 하방위험이 현실화되고 있으므로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해 민간부문의 경기 하락 및 물가상승률 둔화추세를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런 가운데 다른 한 위원도 "성장 경로의 하방리스크 확대와 물가의 부진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의 당위성이 있다"고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위원은 "최근 우리 경제의 실물측면을 살펴보면 대외적으로는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로 부정적 전개가 확대됐으며, 대내적으로는 1분기 경제성장 실적치가 예상보다 낮게 나타남에 따라 경제성장세의 둔화폭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고 후 정책기조를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차원에서 금번 기준금리는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다음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25bp 인하할 것을 제안한다"며 인하 시점을 미뤘다.
해당 위원이 7월에 있을 다음 금통위 회의에서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경우 '인하 소수의견'이 2명 이상으로 늘거나, 기준금리 인하 결정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들 외에 나머지 4명의 위원들은 '현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경제상황을 지속 점검한다'는 데 공감을 이뤘다. 이에 따라 다수결로 금리동결 결정이 도출됐다.
A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 약화에 대한 우려는 있으나 여러 구조적 문제점과 현재의 정책운영 여건을 감안한 확장적 재정정책 방향을 고려할 때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B위원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우리 경제의 성장세 회복 여부와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리스크의 전개 양상에 대한 점검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C위원은 "비록 전망의 하방리스크가 다소 높아졌으나 향후 성장과 물가흐름이 점차 나아지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D위원은 "성장경로 상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대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도 필요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상황 전개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