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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온 삼척항 北어선, '노크귀순' '대기귀순'과 판박이

국방/외교

    넘어온 삼척항 北어선, '노크귀순' '대기귀순'과 판박이

    해당 선박, 아무런 제지없이 주민들과 접촉
    대응사격 우려해 인근 바다에서 장시간 대기 중에도 발견 안돼
    우리 군 경계태세 관련 비판 거셀 듯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온 북한 어선이 강원도 삼척항에 정박할 때까지 우리 군이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019년 판 노크귀순·대기귀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노크귀순'은 지난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 1명이 비무장 지대의 우리 측 GP창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아무도 귀순 병사를 발견하지 못했던 사건이다.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에 정박했다고 KBS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어선이 삼척항 내에 정박한 뒤 우리 주민과 대화하는 모습. (캡처=KBS/연합뉴스)

     

    강원도 고성의 소속부대에서 근무하던 이 북한군 병사는 허기를 참지 못하고 음식을 훔치다 상관에게 적발되자 귀순을 계획했다. 그는 야밤에 북한 측 철책을 넘어 우리 군 경계 초소에 도착했고, 직접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혔다.

    북한군 병사가 강원 고성 지역의 3중 철책을 아무런 제지없이 넘어 우리 군 일반전방초소(GOP)까지 내려온 것이다. 처음 들른 초소를 두드렸지만 비어있자 다른 초소를 찾은 사실 등 세부내용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군 당국은 잘못을 인정하고 담당자를 문책했다. 우리 군의 허술한 경계태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노크귀순'은 한 번만이 아니었다. 이후 2013년 8월에도 북한 주민 1명이 인천 강화군 교동도의 민가 문을 두드렸다. 집 주인이 신고할 때까지 군은 인지하지 못했다.

    '대기귀순'도 있었다. 2015년 6월 한 북한군 병사가 한국군 최전방 경계초소(GP) 근처에서 하룻밤동안 대기한 뒤 아침에 GP인근 철책을 흔들어 군에 귀순의사를 전한 것이다. 그는 밤을 틈타 북한군 측 철책을 넘어 우리 경계초소 근처로 진입, 장시간 대기했지만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다.

    이번 삼척항 귀순 사건 역시 과거 '노크귀순'이나 '대기귀순'을 연상시키며 군의 경계 태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강원도 삼척항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이 항구로 들어와 부두에 정박할 때까지 별다른 제지도 없었고 심지어 주민들과 접촉,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군의 처음 발표와 달리, 최초 신고 역시 어민이 아닌 인근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던 민간인이었다. 북한 어선이 정박했던 곳은 어민들이 수산물을 사고파는 어판장과도 인접해 있었다.

    (그래픽=연합뉴스)

     

    미리 인지하고 경계태세를 갖췄어야 하는 군이 오히려 북한 어선이 우리 주민들이 생활하는 항구까지 인접, 접근하기까지 까맣게 몰랐다는 점에서 '노크귀순'을 연상케 한다.

    이번에 귀순한 북한 주민은 지난 15일 밤 삼척항 인근 먼 바다에서 엔진을 끄고 한참을 대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야간에 해안으로 접근하면 자칫 우리 군이 대응사격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해 날이 새길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인근에서 장시간 대기하며 귀순을 시도했음에도 군이 이를 발견하지 못했던 2015년의 '대기귀순'과 판박이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9일 군의 해상 감시체계 공백에 대한 지적을 의식한 듯 "우리 모두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행 경계작전시스템과 전력운용 부분의 문제점을 식별해 조기에 적시적으로 보완해가겠다. 또 장비의 노후화를 탓하기 전 작전 및 근무기강을 바로잡아 정신적인 대비태세를 굳건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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