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 조영욱(왼쪽부터), 전세진, 오세훈, 황태현, 엄원상.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준우승 환영식이 열린 17일. 이강인(발렌시아CF)은 "누나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선수"로 전세진(수원)과 엄원상(광주) 두 명을 꼽았다. 나머지 선수들은 "비정상 같다"는 이유였다.
20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U-20 월드컵 대표 K리거 미디어데이.
공교롭게 이강인이 꼽은 전세진, 엄원상과 함께 조영욱(서울), 오세훈(아산), 황태현(안산)이 참석했다. 조영욱과 오세훈은 이강인이 지목한 전세진에 대해 "잘 생기고 축구도 잘하지만, 재미가 없다"면서 이강인의 선택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강인의 비정상 발언에 발끈한 형들의 폭로전도 이어졌다.
조영욱은 "강인이도 당연히 비정상이다. 형들에게 많이 까부는데 가끔 선을 살짝 넘을 때가 있다. 형들이 좋아서 장난을 치는데 예민할 때도 모르고 장난을 친다"면서 "화가 나는 순간도 있는데 강인이는 그걸 모르니 화를 낼 수도 없다"고 폭로했다.
오세훈 역시 "정상적인 애는 아니다. 안 좋은 의미가 아니라 축구적인 부분에서도 우리와 다르다"면서 "선을 조금 넘는 경우가 있다. 나는 침대에 내던지거나 응징을 한다. 인터뷰를 할 때 울었다고 했는데 옆에서 왜 우냐고 놀린다. 다 끝나고 '세훈아' 그러길래 바로 응징했다"고 웃었다.
주장 황태현은 "정상, 비정상을 떠나 살아온 문화가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최대한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한 번씩 욱할 때가 있어 따로 불러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다.
룸메이트의 비밀(?)에 대해서도 유쾌하게 털어놨다.
조영욱은 "이지솔(대전)이 화장실에서 물을 안 내린다"고 고백했고, 전세진은 "고재현(대구)은 운동 후 1시간이 지나도 안 씻는다. 팬들이 재현이에게 잘생겼다고 하는데 앞머리를 엄청 내리기 때문이다. 앞머리를 올리는 순간, 여기까지만 말하겠다"고 폭소를 자아냈다.
오세훈은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와 한 방을 썼다. 오세훈은 "현우가 방에서 방귀를 너무 많이 뀐다. 너무 독해서 기절하는 척도, 세게 때리기도 했다"면서 "내가 골을 넣고 나서는 자기 방귀 냄새 덕분이라고 했다"고 자리에 없는 김현우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오세훈의 방귀 발언에 전세진, 조영욱도 가세했다. 전세진은 "세훈, 현우 방에 게임기가 있어서 자주 갔는데 현우만 뀌는 게 아니다"라고, 조영욱은 "그래서 게임기가 치료실로 갔다"고 오세훈을 공격했다.
이에 오세훈도 "세진이는 게임을 다하고 나가면서 뀌더라. 불쾌했다"고 맞받아쳤다.
황태현과 엄원상도 같은 방을 썼다. 엄원상은 "운동 가기 전에 스피커로 각 방마다 노래를 튼다. 다른 방은 최신 힙합 등 텐션이 올라가는 노래를 트는데 태현이는 김광석, 이문세 노래를 튼다"면서 "생전 처음 듣는 80년대 노래가 나온다. 가끔 태현이 핸드폰을 보면 1, 2개 정도만 아는 노래"라고 말했다.
반면 황태현은 주장답게 진지했다. 황태현은 "경기 끝나고 자기 플레이에 만족을 못하면 완전 말을 안한다"면서 "잘 때 팔을 얼굴에 올려 자는지, 안 자는지 몰라 불편했다"고 담백하게 말했다.
주장의 발언이 답답했는지 조영욱이 거들었다. 조영욱은 "옆 방을 썼는데 원상이가 화가 많이 났는지 태현이가 잠이 안 와 핸드폰을 하는데 화장실에서 4시간 갇혀있었다"고 주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황태현은 "4시간은 아니고, 1~2시간"이라면서 "내가 움직이면 혹시 원상이가 깰까봐 그랬다"고 주장다운 배려심을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