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며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그레이스홀딩스)와 지분 전쟁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 회장 측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델타항공은 20일(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다"며 "규제당국의 허가를 받아 지분율을 10%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델타항공 에드 바스티안 최고경영자(CEO)는 "이 투자가 조인트벤처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우리(델타항공과 대한항공)의 관계를 더 공고하게 할 것"이라고 한진칼 지분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세계 최대 항공사 가운데 하나인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 함께 글로벌 항공사 동맹체인 '스카이팀'의 구성원이다. 두 회사는 조인트벤처(합작사)를 기반으로 미국 내 290여개 도시와 아시아 내 80여개 도시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델타항공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로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무 등 삼남매는 아버지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 상속 문제를 안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진칼 지분 15.98%를 확보한 KCGI는 오너 일가에 대한 경영권을 견제하고 있다. 특히 삼남매의 상속 재원 마련을 위한 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해 관련 소송까지 제기했다.
한편 한진그룹 관계자는 델타항공의 지분 투자에 대해 "조인트벤처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