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이 악화돼 미국의 관세폭탄을 맞는 경우 중국의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6.0%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본은 하반기 약 0.7%의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23일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에 북경·동경사무소가 공동 수록한 '2019년 하반기 중국 및 일본 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에 따르면, 1분기 GDP 성장률 6.4%로 선방한 중국 경제가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기로에 놓였다.
연구팀은 중국 경제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겠으나, 정부의 지속적 경기부양정책 등에 따라 급격한 성장둔화를 겪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봤다. 중국 정부는 증치세(부가가치세) 인하, 사회보험료율 인하, 개인소득세 감세, 반도체 업체 법인세 면제 등 올들어 감세정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달 중 미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에 실패해 3250억달러 수준 대미 수출품에 25%의 추가관세가 부과당하는 등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경우 하반기 성장률은 6.0%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소비와 수출입이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 탓에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자물가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2% 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은 경기하강압력,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최대 현안인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해 연구팀은 "6월말 G20정상회의에서도 양국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한다"며 "협상 장기화가 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확대시킬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국 정부를 대상으로 한 합의도출 요구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일본 경제는 일본은행이 공표한 잠재성장률(0.6∼0.7%) 내외의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은행은 완화적 금융환경과 재정지출 확대에 힘입어 실질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민간기관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10월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 등으로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38개 민간기관 평균치로는 일본의 분기별 실질GDP 성장률이 2분기 0.3%, 3분기 0.5%, 4분기 –0.6%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은 미중 무역갈등과 글로벌 경기둔화로 감소하고 있고, 회복세였던 소비도 임금상승세 미약에 따른 소득여건 악화로 감소가 전망됐다.
특히 4분기 있을 소비세율 인상(8%→10%)은 2014년 4월 인상(5%→8%) 때와 같은 부작용을 재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증세가 민간소비를 위축시켜 2014년 1분기 실질GDP 성장률이 0.9%에서 2분기 –1.8%로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