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당원들이 23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구멍난 군사경계! 청와대 은폐조작! 문정권 규탄대회’ 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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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선별적인 상임위원회 복귀를 선언했지만, 국회 정상화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모양새다.
여야 의사일정 합의없이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시정연설을 강행하고, 한국당은 정부·여당을 비판하기 위한 상임위에만 골라 출석할 예정이라 양측 간 감정의 골만 더 깊어질 수 있다.
앞서 시정연설을 한 차례 연기하며 여야 합의를 기다린 문희상 국회의장도 시정연설을 위한 본회의를 24일 소집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정부의 잘잘못을 물을 수 있는 상임위만 제한적으로 열어 해당 이슈에 대해서만 논의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한국당이 들어오기로 결정한 국방위·운영위(북한 어선), 행안위·환노위(붉은 수돗물), 법사위·기재위(인사청문회)는 정부와 여당을 공격할 수 있는 자리다.
이를 두고 민주당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국회에 들어오겠다는 것 막을 순 없지만, 자기네한테 필요한 것만 하고 예결 심의는 안 하는 게 국회를 정쟁의 도구로 삼겠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며 "지금과 같은 태도는 국회 정상화를 할 생각이 아예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으로선 당장 급한 불인 추경을 처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한국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재구성해 위원장을 뽑아줘야 한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한국당은) 의사 일정 합의를 전혀 하지 않고 예결특위 구성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도 나빴지만, 더 좋아질 것도 더 나빠질 것도 없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완전한 국회 정상화를 향한 스텝이 계속 꼬여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24일부터 한국당 위원들 없이 나머지 야 3당과 함께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다.
민주당의 또다른 원내 관계자는 "어린 애들 같다"며 "우리는 상임위 위주로 '4당 운영'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안 들어온다고 언제까지 파행 겪어야 하느냐"며 "기본적으로 국회를 열어서 민생입법을 처리하는 건 정부·여당을 도와주는 건데 왜 하냐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시정연설 강행, 한국당의 상임위 편식으로 국회가 여전히 파행을 겪는 현 상황에 대해 나머지 야 3당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23일 성명을 내고 "자유한국당의 '부분 복귀' 방침은 다행이지만 환영받을 정도의 결정은 아니다"라며 "인사청문회와 상임위를 선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것은 자기 입맛대로 하겠다는 뒤끝의 표현일 뿐이다. 국민에 대한 도의가 아니다"라고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에 대해서도 "'부분 복귀'도 분명 자유한국당 나름의 의사표시일 것이고 양보의 뜻"이라며 "국회정상화를 위한 나름의 양보와 성의를 보여주라"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한국당의 '부분 복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한국당이 그동안 국회를 파행시켰으면 정상화하는 데 협조를 해야 한다"며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정의당 여영국 원내대변인은 "이런 도둑심보, 얌체심보가 어디에 있냐. 국민의 처지는 아랑곳 않고 자기 입맛에 맞는 국회 일정만 진행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골고루 차려진 밥상에서 자기에게 맛있는 것만 먹고 치우겠다는 행태 아니냐"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