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4로 지던 경기를 5대4 역전승으로 만든 강원은 축구라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경기를 K리그 팬에게 선보였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무려 9골이 터졌다. 후반 추가시간에만 3골이 터지며 결과가 뒤집어졌다. 모두의 손에 땀이 나게 만든 이 경기는 K리그에서 나왔다.
강원FC는 지난 23일 강원도 춘천의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하나원큐 K리그1 17라운드에서 5대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 경기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이 낳은 스타 중 한 명인 골키퍼 이광연이 K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주목을 받았다. 이광연은 필드 플레이어가 모두 선발 출전하지 못한 가운데 강원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이광연의 선발 출전으로 축구팬의 관심을 끈 이 경기는 정작 그의 출전보다 경기 내용, 그것도 후반추가시간에만 3골이 터지는 등 후반에만 7골이 터진 덕에 크게 화제가 됐다.
강원은 전반에만 완델손에게 두 골을 내주고 끌려갔다. 후반 9분에는 이석현이 한 골을 보탰고, 후반 11분에는 완델손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안방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이광연에게는 최악의 데뷔전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26분 조재완의 만회골이 터지며 강원의 대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후반 33분 발렌티노스의 골로 점수차가 두골로 줄었고 계속해서 포항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여전히 강원의 승리는 멀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조재완의 연속골이 터졌고, 종료 직전에는 정조국까지 골 맛을 봤다.
2019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인 골키퍼 이광연은 자신의 K리그 데뷔전에서 4실점했지만 5골이나 넣은 동료의 도움으로 기적같은 승리를 맛봤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모두가 믿을 수 없는 내용과 결과였다. 완델손과 조재완은 생애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4골이나 지던 팀이 승부를 뒤집어 승리한 것은 40년이 가까운 한국 프로축구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양 팀 선수가 동시에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K리그 세 번째다.
워낙 보기 드문 9골이 터진 경기, 그것도 페널티킥 없이 필드골만 9골이 나온 짜릿한 명승부였던 강원-포항전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이 크다.
중국과 영국, 베트남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언론에서는 타국에서 열린 경기지만 짜릿했던 강원-포항전을 소개했다.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경기 내용과 결과였던 덕분에 은퇴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이름이 거론되는가 하면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리그 중 하나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도 비교됐다.
조재완은 3골 1도움으로 강원의 짜릿한 승리를 이끌었고, 정조국과 발렌티노스도 나란히 1골 1도움하며 힘을 보탰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완델손 역시 포항의 공격을 이끈 확실한 주역이었다.
2019 FIFA U-20 월드컵을 통해 축구팬의 관심이 커졌고, 이를 K리그로 옮겨오려는 이들의 노력은 이 경기를 통해 희망을 봤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이제 남은 건 치열한 순위 싸움이 이어지며 잠시 관심을 내려놨던 축구팬을 다시 경기장으로 불러모으는 것뿐이다.
후반에만 5골을 집중한 강원, 그 중심에는 3골 1도움을 기록한 조재완이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