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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쇼트트랙 선수 전원 퇴촌, 변화 위한 신호탄”

사회 일반

    “초유의 쇼트트랙 선수 전원 퇴촌, 변화 위한 신호탄”

    빙상연맹 잡음, 한국 체육의 일반적 문제
    20년 논란 없이 정상 지켜온 양궁과 대비돼
    한 종목 대표팀 전체 퇴촌은 비상한 일
    전명규 관계 지배력 여전히 존재한다
    제도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이미 나와 있다
    국가대표들의 인식과 인격 교육돼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6월 25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 정관용>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또 말썽입니다. 성희롱 파문으로 남녀 국가대표 팀 전원이 오늘 오전 진천 선수촌에서 퇴출당했다 그러고요. 징계기간 동안 촌 외, 즉, 선수촌 바깥 훈련비 지원도 전부 끊겼다고 합니다. 스포츠문화연구소의 최동호 소장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최동호>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조재범 전 코치의 의혹, 그거 지금 재판 중인가요? 

    ◆ 최동호> 네, 재판 중이죠. 

    ◇ 정관용> 아직도 재판 중이죠? 

    ◆ 최동호> 네.

    ◇ 정관용> 그다음 또 김건우 선수가 여자 선수촌 방에 가려다가 어쩌고 한 적 있잖아요. 

    ◆ 최동호> 네, 여자 선수 숙소에 들어갔었고 김건우 선수가 들어갈 수 있게 여자 선수 중에 한 명이 도와줘서 이 김건우 선수하고 그 여자 선수 한 명이 퇴촌당하고 징계를 받기도 했었죠. 쇼트트랙에서 발생한 일입니다. 

    ◇ 정관용> 그게 바로 몇 달 전이죠? 

    ◆ 최동호> 맞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 최동호> 오늘 이제 문제가 돼서 문제가 됐던 이 두 남성 선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던 두 선수예요. 현재 쇼트트랙 대표팀이 진천선수촌에서 입촌해서 훈련중인데 지난 17일에 산악훈련을 하면서 여성 선수들도 다함께 있는데 한 선수가 자신의 남성 후배의 바지를 내린 거죠. 그래서 이 바지가 내려가서 이 선수가 수치심을 견디지 못하고 감독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요. 또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 센터의 서면으로 신고를 해서 진천 선수촌에서 쇼트트랙은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니 한 달간 퇴촌 결정을 내린 거죠. 

    ◇ 정관용> 그 지금 성희롱 내지는 성추문 등등과 관련된 얘기만 했어요. 그거 말고도 많죠? 쇼트트랙. 파벌 때문에. 

    ◆ 최동호> 많죠. 

    ◇ 정관용> 아예 러시아로 귀화한 선수도 있었고. 

    ◆ 최동호> 10여 년 넘게 빙상연맹 내에서의 불투명한 거버넌스 문제, 그리고 선수 선발 할 때의 잡음, 짬짬이. 짬짬이의 뒷배경이었던 파벌 문제 등등이 계속해서 이어졌죠. 그러니까 12년 동안은 동계올림픽이 4년마다 1번씩 열리잖아요. 동계올림픽 열릴 때마다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우리 메달 밭인 것은 좋아요. 그런데 왜 이래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왜 없어요? 

    ◆ 최동호> 이제 그런 문제점들을 쇼트트랙에서 발생하는 이런 문제점들이 상징적으로 한국 체육의 문제점들을 보여준다라고 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문제를 고치기 위해서 체육 개혁이라는 국면으로 들어간 것이기도 하고요. 

    ◇ 정관용> 그런데 이 대목에서 우리 최 소장께서 신중하셔야 되는 게 쇼트트랙에서 터진 이런 문제들이 한국 스포츠의 고질적 문제의 축소판이다 그러면 나머지 스포츠도 다 이 모양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렇지 않잖아요. 유독 쇼트트랙이 지금 문제가 많은 것 아닙니까? 

    ◆ 최동호> 아닙니다. 제가 말씀드렸던 이유는 뭐냐 하면 쇼트트랙이 유독 문제가 많은 것은 맞죠. 그런데 이 문제 발생의 원인과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정리해 보면 한국 스포츠, 엘리트 스포츠로 대표되는 한국 스포츠의 문제점들이 거기에서 적용된다라고 보는 거거든요. 예외적으로 예를 들면 반대 사례도 있습니다. 양궁 같은 경우에 쇼트트랙은 워낙 세계 정상을 지키기 위한 선수들의 강박관념도 크고요. 그렇기 때문에 강훈련이 있고요. 

    ◇ 정관용> 또 내부경쟁이 치열하고. 
    진천선수촌 선수 숙소인 화랑관 (사진=연합뉴스TV 제공)

     


    ◆ 최동호> 그만큼 양궁도 20여 년 넘게 세계 정상을 지켜오면서 승부에 대한 압박감이 굉장히 크거든요. 그런데 양궁은 대표선수 선발 과정에서의 잡음이나 아니면 이 협회나 연맹의 운용에 관한 투명성에 관한 문제들. 선수들의 일반 생활에서의 어떤 문제점들. 전혀 잡음이 없거든요. 쇼트트랙과 양궁의 차이점은 분명히 있다는 얘기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최동호> 그런데 오히려 양궁이 예외적인 경우고요. 쇼트트랙을 주관하는 빙상연맹의 문제점들이 오히려 한국 체육의 일반적인 문제라고 말씀드릴 수 있죠. 이것이 뭐가 문제냐? 너무나 많은 얘기가 됐기 때문에 들으시는 분들도 피로감이 없지 않아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로 성적 지상주의, 결과, 그리고 연맹이나 협회 운영의 어떤 주도권을 갖고 있는 밀실행정, 그리고 선수들에게 세계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운동만 하면 된다. 이러다 보니 선수들이 어떤 지성이나 인성은 도외시한 경기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 문제가 되는 거죠. 이번에도 제가 안타까운 게 지금 체육계만 보면 비상한 국면이거든요. 모두들 체육개혁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이 스포츠 혁신위원회에서 나온 안을 가지고 발표를 했는데 체육계는 반발하고 있고요. 이렇게 좀 민감한 시기인데도 이 성인 선수들이 이런 일이 또 벌어졌다는 것은 체육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우리 국민들이 스포츠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전혀 의식하고 있지 않다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안타까운 거죠. 

    ◇ 정관용> 한 달 동안 전원이 다 밖에 나가버려라. 이렇게 쫓아내면 달라져요? 이게 정확한 해법이나 처방이 될 수 있을까요? 

    ◆ 최동호> 근본적인 처방은 선수촌에서의 징계만 가지고는 이루어질 수 없고 빙상연맹도 고민해야 되는 부분이고 더 나아가서 대한체육계도 고민해야 되는 부분인데 일단은 우리가 여기서 봐야 될 시사점 중에 하나는 어떻게 보면 변화를 위한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뭐냐하면 그동안은 개개인의 문제가 있어도 개개인 선수들을 퇴출시킨 경우는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최동호> 그런데 한 종목의 대표팀 전체를 퇴촌시켰다는 비상한 일이거든요. 최초의 일이거든요. 선수촌에서.

    ◇ 정관용> 그러네요

    ◆ 최동호> 때문에 선수촌에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체육개혁 국면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비추어서 빠르게 수습하고자 최대한의 징계를 준 거라고 봅니다. 이 징계를 빙상연맹과 쇼트트랙 대표팀은 실제로 두 명의 선수가 바지를 벗기고 바지 벗긴 것을 당한 것인데 나머지 선수들은 관여하지도 않았는데 오히려 억울하게 피해를 봤다라는 식의 이 주장을 할 것이 아니라 쇼트트랙이 왜 이렇게 문제가 많은지 이 시기에 또 쇼트트랙 대표팀이 왜 퇴촌이 됐는지를 한 번 반성해 보고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될 때라고 보는 거죠. 

    ◇ 정관용> 그렇게 반성하고 되돌아 봐서 스스로 자정할 힘은 있습니까? 지금 쇼트트랙 내부에? 

    ◆ 최동호>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 자정할 힘이, 자정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면 벌써 이번 일이 처음도 아니고요. 우리 국민들께서 대표적으로 기억하는 사건만 하더라도 소치동계올림픽 때 부터 안현수 선수의 귀화를 둘러싼 파벌 논란, 그리고 최근에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에 노선영 선수의 문제까지. 김보름 선수 문제까지 반복이 됐기 때문에 지금 자정능력이 있다고 하면 벌써 많은 부분이 해결됐었겠죠. 

    ◇ 정관용> 또 많은 분들이 알고 있어요. 한체대의 누구죠? 

    ◆ 최동호> 전명규 교수입니다. 

    ◇ 정관용> 그 사단 그대로 있는 거예요? 바뀌었어요? 

    ◆ 최동호> 거의 15년 이상 쇼트트랙의 대부라고 불릴 정도로 오랜 기간 동안 이 쇼트트랙 권력을 누렸던 분인데 그분과 관계된 분들이 짧은 기간 동안에 이 빙상계에서 사라지지는 않겠죠.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라이브 캡쳐)

     


    ◇ 정관용> 여전히? 여전히 그 지배력이 있다? 

    ◆ 최동호>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한 달 동안 쇼트트랙계 전체가 각성하시오 하고 내보냈는데 전체 각성할 주체적 역량이 없다는 것 아닙니까? 

    ◆ 최동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해야 돼요? 

    ◆ 최동호> 그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이 돼 왔던 문제이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연맹의 실질적인 행정의 총 책임을 지고 있는 전무라든지 이런 분들이 바뀌어야 된다. 예를 들면 연맹의 행정에 대한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중간 이상급 분들은 바뀌어야 된다라고 지적도 많이 나오고는 있었는데 이것이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빙상연맹 같은 체육단체들은 기본적으로 후원사의 도움을 받아야 되겠죠. 

    ◇ 정관용> 그렇죠. 

    ◆ 최동호> 후원사가 등장을 하게 되면 이 후원사가 큰 대기업의 회장이나 오너들이 빙상연맹 운행하겠다고 매일 출퇴근할 수는 없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최동호> 그러면 대리인을 내세우게 되죠. 

    ◇ 정관용> 그렇죠.

    ◆ 최동호> 대리인을 내세우게 되는데 대리인이 호가호위하는 행태들만 보여왔는데 이 대리인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스포츠 단체에서 새로운 세력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표현할 때 줄을 댄다고 하죠. 이들이 연맹을 일종의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접수하게 되는 겁니다. 접수하고 난 다음에 기득권이 발생하니까 그 기득권을 계속 지켜야 되잖아요. 이러다 보니까 좀 이런 일들이 계속 발생하게 되는 거죠. 

    ◇ 정관용> 저희 시사자키에도 직접 출연해서 목소리 낸 바 있는데 젊은 빙상인들이 개혁하자라고 해서 모임도 만들고 하고 있지 않습니까? 

    ◆ 최동호> 네. 

    ◇ 정관용> 그런데 아직은 안 되나 보죠? 

    ◆ 최동호> 네, 아직은 진행과정에 있습니다. 진행과정에 있고요. 그리고 지난해만 보더라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빙상연맹 포함해서 대한체육회의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많이 지적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이기흥 회장 취임 이후에 이 정실인사라든지 그리고 대한체육회 예산의 부적절성 문제라든지 많이 지적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아직 고쳐지지 않고 있죠. 이 고쳐지지 않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는 이기흥 회장이 대한체육회를 통합 하면서 최초로 선거로 선출된 회장이거든요. 일단 이게 선거로 선출됐기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에게 관리감독의 의무는 있지만 회장을 교체할 수 있는 정당성은 없는 거죠. 

    ◇ 정관용> 없죠. 얘기가 자꾸 커지는데요. 아무튼 선수단 전원 퇴촌이라고 하는 사상 초유의 징계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이것으로 끝날 수는 없죠. 그렇죠? 쇼트트랙 빙상계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우리 우리가 어느 대목을 제일 눈여겨봐야 할지만 한 마디 짧게해 주시면. 

    ◆ 최동호> 짧게 가장 중요한 거 하나, 그러니까 이와 같은 유사한 사건들은 너무나 많이 있어가지고 어떻게 우리가 규정을 바꾸고 제도를 완비해야 되는지는 이미 답이 다 나와 있습니다. 이미 다 완비가 돼 있죠. 그런데 이런 제도나 어떤 징계 등은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안 되고요. 선수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국가대표로서의 자세, 그리고 남을 위한 배려. 더 말씀드리면 공동체적인 삶을 살기 위한 기본적인 인격 교육이 돼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스포츠문화연구소 최동호 소장이었어요. 고맙습니다. 

    ◆ 최동호>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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