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 자동차 사고로 다친 미성년자의 노동가동연한(노동에 종사해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령의 상한)을 60세보다 높게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 2월 육체노동자의 노동가동 연한을 최대 65세까지 높여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개별 육체노동자의 노동가동 연한을 60세보다 높게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은 김 모(22)씨가 손해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김씨의 노동가동 연한을 60세로 인정해 1억3천347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 민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김씨는 2015년 8월 치킨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맞은편에서 오던 자동차와 부딪혀 뇌손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1·2심은 김씨의 노동가동 연한을 60세로 보고 일실수입을 계산한 뒤 위자료 1천만원을 더한 1억3천347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육체 정년을 더 높게 인정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육체노동 가동 연한을 만 60세까지로 보았던 종전의 경험칙은 그 기초가 된 경험적 사실의 변화에 따라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며 "그런데도 원심은 종전의 경험칙을 따라 김씨의 가동 연한을 만 60세로 단정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올해 2월 "사회적·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의 급속한 향상·발전으로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60세로 인정한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고, 60세를 넘어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지난 4월에도 자동차 수리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레미콘 기사의 노동가동 연한을 60세보다 높게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