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영철(자유한국당 의원)
“시간이 지나면 마치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거란 착각은 꿈도 꾸지 마시기 바랍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 대표가 어제 이렇게 강력하게 말했습니다. 국회 정상화. 이 정도 되면 원점으로 돌아간 게 아니라 원점보다 더 뒤로 후퇴한 것 같습니다. 나경원 원내 대표가 국회 정상화 합의문에 서명까지 해가지고 당으로 들고 갔더니 의원들은 이게 뭐냐면서 다시 해 오라고 돌려보낸 셈이죠.
특히 패스트트랙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문구를 문제 삼았습니다. 너무 약하다는 거예요. 이렇게 되자 나경원 원내 대표는 머쓱해졌고 같이 서명을 했던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원내 대표는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다시 협상할 수 있을 거라는 건 꿈도 꾸지 말아라.” 이런 말이 나온 겁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 생각은 어떤 걸까요?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 이 아침에 연결을 해 보죠. 황 의원님, 나와 계세요?
◆ 황영철> 황영철입니다.
◇ 김현정> 안녕하세요. 아니, 저는 제일 궁금한 게 그러니까 나경원 원내 대표가 국회 정상화 합의문에 서명할 때, 사인할 때 전권을 가지고 간 거 아니었습니까?
◆ 황영철> 당연히 원내 대표에게 전권을 부여하죠. 그러나 늘 여야 합의문이 작성되고 나면 의원 총회에서 추인을 받는 절차들은 늘 있어 왔거든요. 그런 절차를 밟았다고 봐야죠.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 서명까지 다 하고 정상화가 됐다라고 발표까지 한 다음에 당으로 돌아가서 거기서 퇴짜를 맞는 경우는 드문 경우인 것 같아서요. 이게 그러면 그전에 소통이 안됐던 건가 아니면 나경원 원내 대표가 뭔가를 착각했던 건가. 어떻게 된 겁니까, 그 배경이?
◆ 황영철> 나경원 대표는 어떻게 해서든 여야 합의문을 만들어내고 그리고 국회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그런 입장에서 뭔가 결과물들을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봐야죠. 봐야 되는데, 이제 그런 부분들이 아무래도 의원 총회에서 강경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그리고 또 그것이 대체적인 우리 의원들의 뜻이고 그러니까 그런 의원들의 뜻에 반해서 본인의 입장을 관철시켜나갈 수는 없는 것이고요. 그런 아주 복잡한 상황이 됐다고 봐야 되겠죠.
◇ 김현정> 그러면 나경원 원내 대표가 그 당 전체 분위기를 온전히 읽지 못했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황영철> 그렇게 뭐 단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죠. 나경원 원내 대표는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본인이 3당 원내 대표들 간의 합의를 통해서 정상화시키기 위한 그런 방향으로 노력했다. 이런 노력은 높이 평가해 줘야 되겠죠.
◇ 김현정> 참 미스터리한 게 사실은 협상에서 전권을 준다는 건 그 전권을 위임받은 사람이 어느 정도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 라는 문구나 ‘한국당 동의 없이 패스트트랙 법안은 처리 못 한다, 무효다’ 라는 거나 사실상 따지고 보면 뜻은 비슷한 것 같은데 이걸 왜 한국당 의원들이 받아들이지 못하셨을까. 아마 나경원 원내 대표는 그 부분이 답답하실 것 같아요.
◆ 황영철> 뜻이 비슷한지 안 한지에 대해서 그것마저도 불명확하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제안 2항에 담고 있는 이 문구가 합의 처리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인지, 합의 처리를 노력하다가 안 될 경우는 또 이전처럼 강행 처리가 가능할 건지에 대한 그런 모호성을 다 담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만일 이 부분에 대해서 이후에 굳이 합의문을 변경하지 않아도 여당 대표로부터 이 합의 처리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명확하게 입장이 나오면 저는 풀릴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이인영 원내 대표는 자당 의원들과 또 이 패스트트랙을 강행처리한 다른 당에게 이런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움이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이 이후에 여러 가지 논의들이 있겠지만 이인영 원내 대표께서 문을 닫지 마시고 그리고 어쨌든 여당의 원내 대표는 늘 가장 온건한 마음으로 야당을 설득하고 또 배려해야 되는 역할이 있으니까 이렇게 보이는 부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정치를 통해서라도 야당을 설득해내는 그런 모습을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것에 사인했을 때 112명의 거대 제1 야당을 무시하고 빠져라 하고, 패스트트랙 330일 지났으니까 무조건 가겠다. 이렇게는 사실상 하기 어렵다. 이 정도면 여당이나 바른미래당에게 양보한 거다.
◆ 황영철> 지금 김현정 앵커님 말씀처럼 그렇게 그런 취지로 약속한 거라는 부분들이 어떤 언급에도 나와 있지 않아요.
◇ 김현정> 그러면 그 부분이 약속이 된다면 그 정도면 받아들일 수 있는데.
◆ 황영철> 그렇죠. 그러니까 저희들은 지금 상황에서 강행 지정된 패스트트랙 법안들이 사실상 철회가 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일단 유감 표명은 있으셨으니까 향후 이 부분이 이전처럼 강행 처리되지 않을 거라는 그런 확실한 담보가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그런데 그런 확실한 담보가 이 문구만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거라는 건데, 적어도 이런 합의된 문구가 아닌 측면에서라도 이 이후에는 이 강행 상정된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서는 분명히 합의 하에 하겠다는 그런 입장들이 워딩을 통해서라도 나온다고 한다면 조금 의원들의 입장은 달라질 수 있다고 봐요.
◇ 김현정> 워딩을 통해서라도 나온다고 한다면.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 문구 문제가 아니라, 이 문구는 상당히 이미 민주당이 많이 양보를 한 건데 그것보다도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고소, 고발당한 의원과 보좌진 한 50여 명이 넘죠. 그걸 취하하는 부분이 합의안에 들어갔어야 되는데 그게 빠진 게 결정적으로 당 의총에서 퇴짜를 맞은 이유다. 이런 얘기도 나오더라고요?
◆ 황영철> 전혀 사실이 아니고요.
◇ 김현정> 아닙니까?
◆ 황영철> 어쨌든 지금까지 아주 여러 날을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등원하지 못한 채 장외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고 국회가 파행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 이후에 가장 중요한 법안들이, 또 선거법 같은 경우는 우리 정치의 틀을 바꾸는 건데 이런 중요한 법안들이 일방 처리되는 것만큼은 도저히 우리가 용인할 수 없다. 그래서 이에 대한 재발 방지가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한은 우리가 향후 들어가서도 또 싸울 수밖에 없지 않느냐. 이겁니다. 그래서 그것 때문에 이 추인을 거부한 가장 큰 이유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여러 일들은 그건 또 논외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부분에 대한 그러니까 합의 처리 부분에 대한 워딩만 확실하다면 동물 국회 과정, 물리력이 막 자행됐던 그 과정에서 고소, 고발 있던 거 취하하자는 문구 없어도. 지금 빠진 상태인데 빠져도 그거 상관없다고 보시는 거예요?
◆ 황영철> 그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는 아주 극소수였습니다. 그러니까 의원님들은 어쨌든 앞서 말씀드린 그 이후로 우리가 좀 더 강하게 투쟁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건 극소수다. 그러니까 그 부분이 중요한 건 아니고 그건 지금 합의문에 빠졌어도 문제는 안 된다. 아무튼 민주당 이인영 원내 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 대표 입장은 아주 강경합니다. “아니, 서명까지 다 해 놓고 이걸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새로운 협상. 이게 가능한 얘기냐. 꿈도 꾸지 마시라” 했거든요.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 황영철> 일단은 애써 만든 합의문이 휴지조각이 된 것에 대한 좀 참담한 심정을 얘기했다고 보고 있고요. 어쨌든 여당 원내 대표는 제1 야당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들은 계속해야 됩니다. 제1 야당이 국회 정상화에 대한 꿈은 꾸게 해 줘야 될 것 아니겠어요. 꿈도 꾸지 말라고 말씀하신 건 지금 당장 가장 본인의 참담한 심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이해가 됩니다.
◇ 김현정> 꿈이라도 꾸게 해 달라. 아니, 그런데 황 의원님. 워낙 황영철 의원이 합리적인 분이시니까 제가 좀 허심탄회하게 질문 드릴게요. 장외 투쟁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선 넘어가면 중도층이 떠나간다는 거. 이거는 경험상 다 아실 테고 특히 한국당이 지금 심각하다고 지적하는 목선 귀순 문제라든지 경제문제라든지 이런 걸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하신다면 국회 안으로 지금 바로 들어와서 당장이라도 따져 물을 수 있는 문제인데 이걸 청문회, 국정 조사. 사실은 이건 합의가 된다고 그래도 몇 개월 걸리는 것 아닙니까? 이렇게 하는 것보다 빨리 들어와서 따지시는 게 낫지 않아요, 한국당 입장에서?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
◆ 황영철> 지금 당의 입장이 어려운 가운데 있기 때문에 어쨌든 현재로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를 이뤄내는 데 다 함께 좀 뜻을 모아야 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상념들에 대해서 사실은 다 얘기할 수는 없어요. 그런 고민들이 의원들에게 있죠. 사실은 합의가 됐다는 발표를 듣고 의총장에 가서 합의문을 받아들기 전까지 의원들은 전부 다 이제 우리가 국회로 돌아가는구나 해서 저 자신도 정말 반갑고 기뻤어요.
그런데 합의문을 받아들고서 그 내용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면서 (들었던) 같은 고민이. 이대로라면 또 어느 날에 가서 또 똑같은 동물국회 현장에 내가 있게 되지 않을까라는 그런 생각들을 다 또 갖게 된 거죠.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대한 확실한 방지책이 담보되지 않는 한은 뭐 이 파행은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겠느냐라는 생각이 들고요.
어쨌든 국민들에게는 정말 죄송한 상황이 되고 있어요. 국회의원들은 의사당 안에서, 회의장 안에서 국민을 대변할 때 가장 당당하고 또 멋진 모습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도 지금은 굉장히 황망스럽고 어쨌든 다시 원내 지도부가 지혜를 발휘해서 빠른 시일 안에 좀 정상화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국당이 더 어려워진 상황 아니에요? 뭔가 이게 명분을 가지고 이 장외 투쟁에서 나와야 될 텐데 더 수렁에 빠진 거 아닙니까?
◆ 황영철> 당분간 어쨌든 재협상이랄까요. 조금은 다른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나경원 원내 대표가 할 것이고요. 그리고 이제 또 조금 이런 상황들에 대해서 지켜보다가 우리 의원님들이 의원 총회를 통해서 또 새로운 어떤 결론들을 만들어내기 위한 그런 회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그래요. 의원 총회 좀 새로 해서 뭔가 묘안 짜보자는 움직임이 있어요?
◆ 황영철> 사실은 그날 의원 총회에서도 이 합의문이 도저히 우리가 받아들일 안은 못 되지만 이런 안을 받아들고 우리가 정상화에 동의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백지로 들어가자. 그것이 우리가 오히려 더 당당할 수 있다. 이런 말씀도 있으셨거든요. 그리고 그것은 국회 정상화에 대한 절박함을 우리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갖고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백지로 들어가자. 합의문 없이 그냥 차라리 들어가서 거기서 뭘 하자. 이런 얘기도 나왔어요?
◆ 황영철> 그것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더 떳떳하지 않겠느냐. 이런 목소리도 있으셨어요. 그래서 어쨌든 저는 가장 좋은 모습은 그래도 여야 지도부가 향후 국회 운영에 대해서 공감대를 가지고 또 일정한 방향성을 서로가 또 공감한 채 하는 게 좋은데 또 이런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 어쨌든 의원님들이 모여서 또 새로운 지혜를 짜봐야 되겠죠. 그러나 지금은 대단히 강경하고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 이런 입장이라서요.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을 들어야겠습니다. 황영철 의원, 고맙습니다.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