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쇼트트랙 대표팀의 임효준(고양시청)이 황대헌(한국체대)의 바지를 벗기며 벌어진 성희롱 사건. 하지만 여자들도 퇴촌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 성희롱 사태 중심에 벗어나 있었지만 그동안의 훈련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와 행동들이 퇴촌으로 이어졌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4일 심의위원회를 열어 쇼트트랙 대표팀의 강화훈련 1개월 중지 결정을 내리고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퇴촌을 명령했다. 그리고 대표팀 선수들은 25일 짐을 챙겨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성희롱 사건이 발단이다. 임효준은 여자 선수들과 함께 진행된 합동 훈련에서 암벽의 오르고 있던 후배 황대헌의 바지를 벗겼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바지가 벗겨진 황대헌은 심한 수치심을 느꼈고 이를 바로 코치진에게 알렸다. 그리고 장권옥 감독은 해당 사안을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보고했다.
대한체육회는 성희롱 사태를 벌인 임효준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원 퇴촌을 결정했다. 성희롱 문제 이전에 대표팀 전원의 훈련 태도에 대한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그동안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어서 훈련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면서 "하지만 선수단 전원의 훈련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었다. 팀 기강이 무너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의위원들도 쇼트트랙 대표팀에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라고 밝혔다.
지도자를 무시하는 태도 역시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신 선수촌장은 "선수촌에는 쇼트트랙 대표팀만 있는 것이 아니다. 팀만의 훈련 문화가 있어야 하는데 쇼트트랙 대표팀에는 그런 것이 보이지 않았다"라며 "선수들 역시 책임 의식이 결여돼 있다. 지도자 경기 태도도 느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선수촌 퇴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월 김건우가 남자 선수들이 출입할 수 없는 여자 숙소를 무단으로 드나들었다가 적발돼 퇴촌 처분을 받았다. 김건우의 출입을 도운 여자 선수 김예진도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이같은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은 쇼트트랙. 결국 철퇴가 필요했다.
신 선수촌장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 명 퇴촌으로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전체가 각성하라는 의미로 전원 퇴촌을 결정했다"며 "이번 일을 통해 쇼트트랙 대표팀이 좋은 변화를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선수단 전원이 퇴촌 명령을 받았지만 성희롱 사태 중심에 있는 임효준에 대한 징계 절차는 따로 진행된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다음 주쯤 관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상대 선수가 수치심을 느끼는 만큼 이에 합당한 징계가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