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이 불타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연합뉴스)
서울 도심의 한 초등학교에서 큰불이 났지만 다행히 학생 인명피해는 없었다. 큰불 속에서도 기지를 발휘한 교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은평소방서와 서울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쯤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에서 불이 나 1시간30여분 만인 오후 5시33분쯤 완전히 꺼졌다.
이 불로 학생 피해는 없었지만, 교사 2명은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큰불에도 학생 인명피해가 없었던 이유는 아이들을 먼저 대피시킨 선생님이 있어서다. 은평소방서 최규태 소방행정과장은 이날 오후 5시50분쯤 브리피에서 "교사 2명이 마지막까지 남아 아이들을 대피시켰다"며 "평소 학교 소방 훈련을 많이 했는데, 매뉴얼대로 대피가 잘 이뤄진 것 같다"고 했다.
불이 난 오후 4시쯤 학교에는 방과후 수업을 받던 학생 116명과 유치원생 12명, 교사 25명 등 총 158명이 있었다. 불은 학교 본관이 아닌 별관에서 났다. 화재 직후 별관에서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던 교사 권모(33)씨, 김모(32)씨는 학생들을 먼저 무사히 밖으로 대피시켰다.
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에서 난 불로 성인 2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화제가 진압된 모습. (사진=이은지 수습기자)
연기와 불을 피해 5층까지 올라간 교사 2명은 화장실에 피해있다가 소방대원을 만나 무사히 구조됐다. 연기를 들이마신 2명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성촌 구조대장은 "별관 5층에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곧바로 진압에 나섰다"며 "소리를 지르니 반대편에서 응대한 걸 보고 들어가서 (교사를) 구조했다"고 말했다.
이번 불은 학교 건물 인근 쓰레기 집하장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지만, 구체적인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쓰레기 집하장에서 발생한 불이 옆 차량으로 옮긴 후 별관 건물 5층까지 모두 연소한 것이다.
두 딸이 은명초에 다니는 주민 송선미(42)씨는 "4시쯤 불이나는 게 보인 뒤 '펑'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며 "불이 순식간에 건물 위로 옮겨붙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은평소방서는 이날 불을 끄기 위해 차량 78대와 소방관 265명을 투입했다. 은명초는 이번 화재로 27~28일 임시휴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