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장관직행 불순하다더니…조국 수석은 '적임자'라는 민주당

국회/정당

    장관직행 불순하다더니…조국 수석은 '적임자'라는 민주당

    최근 잇따르는 '조국 인선 지지' 목소리
    '내로남불' 논란…권재진 인선과 비교
    장외투쟁·의총 불추인 민주당도 비슷한 전례
    민주 "세월호 유가족 요구수용…당략 아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자료사진=윤창원기자)

     

    "초대 민정수석으로서 사법개혁을 일선에서 지휘를 하다시피 했던 분이고 의지가 강한 분이기 때문에 사법개혁의 적임자이기엔 틀림없습니다(박범계 의원)"

    "그를 교단으로 돌려보내라는 것이 친구로서 할 말이지만, 검찰 사법개혁의 시대적 요구는 조국 법무부장관을 필요로 하고 있다(안민석 의원)"

    청와대가 조국 민정수석을 신임 법무부장관 후보로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여권에서는 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하나둘 나오고 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이 의심된다는 야당의 반론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 권재진과 조국, 민정수석→법무장관 직행 문제 없나?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야당이었던 시절, 당시 대통령의 법무부장관 인선을 강하게 비판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중잣대'가 아니냐는 지적이 당장 나온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의 '내로남불'이란 표현이 정치권 안팎에서 회자되는 이유다.

    민주당은 지난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시 청와대에 근무하던 권재진 민정수석을 신임 법무부장관으로 내정하자 거세게 반발했던 이력이 있다. 최근 한국당이 조국 내정설에 '어불성설'(황교안 대표)이라거나 '선전포고'(나경원 원내대표)라고 비판한 것보다 수위가 더 높은 모습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지난 2011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던 시절 모습(자료사진=윤창원기자)

     

    당시 원내대표를 맡았던 김진표 의원만 해도 "총선을 치를 사정라인에 대통령 최측근을 앉히겠다는 것은 선거 중립을 내팽개치고 여당에 유리하게 판을 짜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지적했었다.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에서는 "권 내정자는 정치적 편파성을 보인 흔적을 찾기 어렵다(여상규 현 자유한국당 의원)"고 말하는 등 대통령 인선을 두둔해 양측이 지금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었다.

    일단 민주당 내에서는 이런 논란을 예상한 듯 벌써부터 '그때와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는 설명을 공개적으로 내놓고 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수석과 권 수석 사례는 겉만 비슷할 뿐"이라며 이들의 경력과 현재 역할, 기대되는 역할, 파트너인 검찰총장의 성격이 모두 다르고, 그동안 권력기관 조직문화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카드’를 쓴다면 어떤 고민 끝에 나온 것인지를 이해해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조국 법무부장관-윤석열 검찰총장 체제를 구상한다면,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이란 두 목표를 동시적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방안을 고민한 끝에 나온 것"이라고 썼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014년 8월 2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유가족이 동의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윤창원기자

     

    ◇ 장외투쟁은 민주당이 쓰던 카드…명분 차이는?

    한국당이 '전가의 보도'처럼 쓰고 있는 장외집회의 '원조'는 지금의 여당인 민주당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해찬 대표가 한국당 장외투쟁을 두고 "우리도 많이 해봐서 알지만 오래 못 간다"고 말한 것도 과거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민주당은 바로 직전인 박근혜 정부 때만 해도 원내외를 여러 차례 오가며 국회 의사일정이 진행되지 못하게 막았었다. 2013년 8~9월에는 서울시청 앞에 천막당사를 꾸리고 이른바 '댓글 사건' 진상규명과 국정원 개혁을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름을 쓰던 다음 해에는 세월호 참사 이후 특별법을 논의하면서 유가족과 함께 원외로 나갔었다. 4월에 파행된 국회는 9월 말에야 정상화됐다. 2015년 국정교과서 논란 때도 마찬가지로 장외투쟁을 벌였다.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노무현정권 시절 사학개혁에 반대하며 장외투쟁을 벌인 건 사실이지만, 장외투쟁이라는 방식은 지금의 여당이 주로 쓰던 정치적 카드였다. 명분을 떠나 보수당인 한국당이 지금의 극한대결을 이끈 과정에서 민주당의 과거 행태를 '벤치마킹'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민주당은 원내투쟁을 병행하거나 의사일정에 지장이 없는 때를 이용해 장기 파행을 막았다며 지금 한국당의 진로와 차별화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주로 국회가 휴지기일 때 1~2주씩 나갔다 조건 없이 들어왔지, 지금의 한국당처럼 장기간 장외로 돌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이 장외로 나갔던 건 국민 먹거리 안전이 달린 쇠고기 파동이나 국민적 분노가 일었던 세월호 참사 때였다"면서 "국민적 공감을 받지 못하는데도 자기 밥그릇 지키기 위해 나가서 싸웠던 한국당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당 내에서는 지난 2014년 박영선 원내대표(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 당시 야당과 세월호특별법 법안에 합의한 뒤 유가족과 당내 반발에 부딪혀 차후에 다시 협상했던 사례가 적잖이 언급되고 있다. 최근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교섭단체 3당과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의총에서 추인을 받지 못했던 사례와 비견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추인 실패의 경우에도 유가족과 함께 추가 협상을 요구했을 뿐"이라며 "이번처럼 모든 약속을 깨고 무책임하게 하지 않았었다"고 선을 그었다. 당리·당략을 떠나 유가족 요구를 좀 더 수용해야한다는 명분에 충실하려는 과정이었단 얘기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