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왼쪽)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조성욱 서울대 교수(사진=노컷뉴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달 초 집권 중반기를 이끌 9개 안팎 부처 수장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청와대 정책실장 자리에서 물러난 김수현 전 실장의 보건복지부 장관 기용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8일 CBS노컷뉴스에 "김 전 실장이 복지부 장관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복수가 아닌 단수 후보로 전문성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에서 종합부동산세를 설계하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각종 대출규제 등 부동산 정책 입안에 깊숙히 관여한 김 전 실장은 당초 김현미 현 국토부 장관 후임으로 논의됐지만, 최종적으로 복지부 장관으로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도시정책통으로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청와대에서 '빈부격차·차별시정 TF' 팀장을 맡아 세원 투명성 확보에 관여했고,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기인 2014년에는 서울연구원 원장을 맡아 도시재생 등 정책 방향을 수립했다.
김 전 실장이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된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목표인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실현, '지속가능한 포용국가' 건설은 물론 복지, 고용, 성장간 선순환을 통한 복지 확대 정책 기조를 김 전 실장만큼 깊이 이해하는 인물이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와대의 첫 보직도 복지부를 관할하는 사회수석이었다.
차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는 당초 알려진 김오수 법무부 차관 대신 조성욱 서울대 교수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조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검증 중인 것은 맞다"며 "다만 최근 후보자 3~4명이 추가 검증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재벌정책과 기업지배구조 전문가인 조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되면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에 이어 재벌 일감 몰아주기 등 대기업 개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당으로 복귀하는 만큼 여성인 조 교수의 입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여성 장관 30%' 공약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 역시 법무부 장관 단수 후보로 내부 검증 중이다.
'목선 귀순 논란'으로 야당이 사퇴를 요구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유임으로 가닥이 잡혔다.
잇달은 외교 결례로 사퇴 압박을 받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등을 감안해 이번 개각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는 등 외교안보라인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에 나서는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임으로는 전문가 그룹 내에서 검증이 진행 중이다.
당조 과기부 장관 후보자에 더불어민주당 중진인 이상민 의원과 변재일 의원이 검토됐지만 최근 검증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개각에서는 전현직 정치인을 최대한 배제하고 관료나 학자 등 전문가 그룹으로 검증을 돌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집권 중반기를 맞아 정책 입안과 실행에 있어 안정성에 방점을 찍은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임명된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은 이번 개각 후보자 검증이 사실상 첫 데뷔 무대인 만큼, 국민 눈높에에 맞는 철저한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규모 개각은 8월 초로 예상되는 가운데, 후보자 검증이 빨리 끝나면 문 대통령의 여름 휴가 전인 7월 말로 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