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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방수가 되는 스마트폰을 워터파크나 바닷가에서 보호장치 없이 써도 괜찮을지 궁금해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답은 '아니오'다.
방수 기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침수 시 제조사가 보증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호주 당국은 '삼성전자가 갤럭시폰이 모든 종류의 물속에서 사용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틀렸거나 오해할 소지가 있는 광고를 했다'며 삼성전자 호주 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애플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모두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을 제공한다.
IP68은 1.5m 깊이의 수중에서 30분간 보호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깨끗한 물, 섭씨 15∼35도, 86∼106kPa 수압을 가정한 실험실에서 진행된 테스트에 따른 것이다. 염수, 이온수, 알코올이 함유된 물 등 깨끗하지 않은 물에 잠기거나, 아주 뜨겁거나 차가운 물, 수압이 높은 환경에서는 보호가 되지 않는다.
제조사들은 기본적으로 침수 피해는 모두 소비자 과실이라고 보고 무상수리 기간과 상관없이 모두 유상수리 한다는 원칙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제품이 물이나 액체 등에 젖거나 잠기면 제품 내부에 부착된 침수 라벨이 손상된다"며 "이 경우 정상 사용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보증하는 한계치를 넘은 조건에서 사용됐다고 본다"고 설명한다.
침수 라벨이 손상되지 않았는데 침수 피해를 주장한다면 제조사의 방수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IP68 사용 조건 이내에서 정상 동작하는지를 확인하고 방수 기능이 불량으로 판단될 때만 무상수리가 된다.
수영이나 수상스포츠 등을 즐기다 침수되면 당연히 소비자 과실이 된다. 특히 염분 등이 섞인 물에 노출됐을 때는 제품 내부가 빠르게 부식된다.
애플은 아예 홈페이지 제품 설명에 "액체에 의한 손상은 보증대상이 아니다"라고 적어 놓고 있어서 아이폰 사용자가 생활 방수 기능을 믿고 썼다가 침수 피해를 보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제품이 마모함에 따라 방수·방진 효과도 약해질 수 있다. 제품을 떨어뜨린 적이 있거나 디스플레이를 교체하는 등 본체를 분해한 적이 있다면 방수 성능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제품이 물에 젖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건조하기 위해 온풍기나 드라이어로 말려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면 안 된다. 제품에 열이 가해지면 폭발하거나 변형, 고장이 일어날 수 있다.
제조사들은 제품이 깨끗한 물에 젖었을 때는 부드러운 천으로 제품에 묻은 물기를 닦아낸 뒤 완전히 말리라고 조언한다.
깨끗한 물이 아닌 소금물, 수영장물, 오일, 화학제품 등에 노출된 경우에는 깨끗한 물로 씻어낸 후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 완전히 말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