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 노동자위원들이 사용자위원의 내년도 최저임금 삭감 요구에 반발하면서 9일 전원회의에 집단 불참했다.
최임위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노동자위원 9명이 집단 불참했다.
당초 노사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최초요구안에 이은 1차 수정안을 각자 제시하고 본격적인 최저임금 협상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노동자위원측 불참으로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대해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회의 진행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위원회의 장으로서 근로자 대표위원 불참에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번주 9~11일 사흘 동안 위원회 논의 예정이 있다"며 "적어도 오는 11일까지는 2020년도 최저임금 임금수준 논의를 종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번 사용자 위원 불참에도 위원회 논의를 지속했다"며 "일부 노동계 대표 불참에도 대화와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노동자위원들은 최저임금 삭감을 주장한 사용자위원들의 최초 요구안에 대해 "결정단위와 사업의 종류별 구분적용에 대한 전원회의 표결결과에 승복하지 않고서 앞선 두 차례 회의마저 불참하며 내놓은, 도무지 어떠한 성의도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안"이라고 성토했다.
앞서 사용자위원들도 지난달 26일 5차 전원회의에서 표결 끝에 '업종별 차등적용'과 '최저임금 월 환산액 병기' 안건이 부결되자 회의장에서 퇴장해 보이콧을 선언했다가 8차 회의에 복귀한 바 있다.
이후 사용자위원들은 현행 최저시급 8350원에서 4.2% 낮춘 8천원을 요구했고, 노동자위원들은 현행 대비 19.8% 오른 시급 1만원을 제시했다.
노동자위원들은 "사용자단체가 최저임금 삭감안을 제출한 것은 세계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라며 "경제가 국가부도상태에 놓인 것도 아님에도 물가인상과 경제성장조차 고려하지 않고 오히려 마이너스로 회귀하자는 것은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비상식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사용자위원들이 지금과 같은 입장을 고집하는 한 합리적 대화와 결정은 불가능하다"며 "삭감안을 즉각 철회하고 상식적인 수준의 수정안을 우선 제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불참 입장을 밝혔다.
한편 사용자단체들도 이날 서울 외신기자클럽에서 '2020년 적용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삭감 요구안에 대해 "심도있는 고민 끝에 제시한 숫자라서 현재로선 조정하기 힘들다"며 "지난 2년간 과도하게 인상돼 어느 정도 흡수하지 않고선 앞으로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