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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쇠파이프로 고양이 중상, 잇따르는 동물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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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쇠파이프로 고양이 중상, 잇따르는 동물학대

    학생들 국민청원 "가해자 엄중 처벌해주세요"
    현행 동물보호법 사실상 실형 선고 이뤄지지 않아

    상처입은 어미 고양이(사진=학교 관계자 제공)

     

    충남 모 여고 학생들이 출산한 지 얼마 안되는 어미 길고양이를 때려 중상을 입힌 가해자를 처벌해 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학교 관계자는 어미 길고양이를 때려 중상을 입힌 것인데 시민들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그간 동물을 잔혹하게 학대해도 가해자가 받는 처벌은 벌금형에 그치고 말았다. 사실상 실형 선고가 내려진 경우는 전무한 것인데, 네티즌들은 현행 동물보호법의 맹점을 지적하며 적절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쇠파이프에 맞아 현재 쇼크 상태인 어미 고양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청원글에 따르면 전날 학교 주변에 살던 길고양이가 교내로 들어와 무인경비시스템을 울리게 했다는 이유로 학교 관계자가 고양이를 쇠파이프로 때린 뒤 꼬리를 잡고 벽에 내쳤다.

    중상을 입은 고양이는 다음날 학생들에 의해 발견돼 아산시내 한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고양이는 한쪽 눈이 손상되는 등 쇼크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길고양이에게 평소 학생들이 종종 먹이도 주고 잘 지내왔는데 최근 고양이가 학교 내 건물에 침입하면서 보안 센서에 감지돼 여러번 경비원이 출동한 사례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고양이를 발견한 학생들은 관계자를 동물학대죄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목격자와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당시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학생들은 청원글을 통해 "불쌍한 어미 고양이와 새끼들을 위해 작성한다"며 관계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한국의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을 넘어가면서 이같이 크고 작은 잔인한 동물학대들이 잇달아 발생하지만 사실상 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경기도 김포시 감정동 한 공장 인근에서는 누군가 일부러 새끼 길고양이에게 불을 붙여 화상을 입힌 사건이 있었다. 태어난 지 4~5개월 가량 된 새끼 길고양이는 가까스로 구조됐지만 온 몸에 화상을 입어 한쪽 청력을 잃고 뇌까지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겨드랑이 피부 괴사, 뇌 손상도 의심돼 중태에 빠졌지만 가해자를 찾아내는데 실패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5일에는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에서 한 남성이 따라온 고양이를 집어들어 바닥에 수차례 내려치는 모습이 공개돼 공분을 일으켰다. 특히 검거 이후 경찰은 가해자가 이전에도 다른 고양이를 죽인 정황을 포착했다. 또 그가 다른 고양이도 기른 것으로 파악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무고한 생명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죽인 범인에 대해 합당한 처벌을 받게하기 위해 화성서부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할 것"라며 대책 촉구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동물학대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을 두고 사람이 피해자인 경우보다 주목을 덜 받게 되다보니 (동물학대의) 처벌 수위가 낮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 동물 학대로 경찰 조사가 이뤄져도 대부분 소액의 벌금에 그치는 등 처벌이 경미해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잔인한 동물 학대 사건은 자주 발생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통계도, 사실상 실형선고도 이뤄지지 않았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는 동물을 학대해 죽게 할 경우 등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동물보호법 13조는 관리 소홀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행 동물보호법이 처벌하는 것이 특정 행위에 치우쳤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현행 동물보호법이 한층 강화되긴 했지만 짧은 기간에 이뤄진 만큼 허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명백한 학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단순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자유연대 측은 동물에 대한 인식의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동물보호 인식이 향상돼 생명 존중 시민들도 많아졌지만 의식의 편차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인식의 제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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