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이범 “자사고 취소로 강남 8학군 부활? 크게 우려 안돼”

교육

    이범 “자사고 취소로 강남 8학군 부활? 크게 우려 안돼”

    자사고 8곳 취소, 예견된 결과…“2014년 7곳 탈락했었다”
    자사고에서 일반고 전환, 학생 피해 발생 사례 없어
    평가기준 선정 당시 자사고 입장 충분히 반영
    교육부,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과 번복 가능성 낮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8:55)
    ■ 방송일 : 2019년 7월 9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범 (교육 평론가)

    ◇ 정관용> 서울지역의 자립형 사학. 그러니까 자사고죠. 이 재지정 평가 결과 오늘 공개됐는데 13곳 가운데 8곳이 통과 기준점수인 70점에 미달해서 재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해당 학교 학부모들의 반발이 만만치가 않은데요. 교육평론가 이범 씨를 한번 연결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 이범> 안녕하세요.

     


    ◇ 정관용> 평가 결과 점수는 공개가 안 됐죠?

    ◆ 이범>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고 탈락한 학교들 명단만 공개가 됐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평가 대상 항목이 뭐였는지는 다 드러나 있었죠?

    ◆ 이범> 그렇죠. 교육부가 지정한 항목이 5개가 있는데 학교 운영, 교육과정 운영, 교원 전문성, 재정 시설 여건, 학교 만족도 이렇게 5개 영역 또 거기에 세부적으로 여러 가지 평가항목들이 들어가 있고요. 추가로 교육청별로 재량평가할 수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이게 총점 100점 중에서 12점이 배정되어 있는데 이것은 교육청별로 서로 다르게 평가할 수 있는 그런 여지를 남겨놓은 것이었죠.

    ◇ 정관용> 일부 보도를 보면 교육청의 감사 결과 지적된 사안들, 그다음에 사회적 균형 선발 이 두 대목이 좀 문제였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던데 이건 확인이 된 겁니까? 추측입니까?

    ◆ 이범> 아직까지는 추측이고요. 저도 서울시교육청 관계자한테 문의를 해 보니까 자신들이 계산을 해보니 감사 결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그런 설이 파다했는데 실제 결과를 자기들이 보니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 정관용> 아니었다.

    ◆ 이범>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고요. 아직까지 지금 점수가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마는 서울시교육청에서 해당 학교에서 요청을 하면 개별적으로 점수를 통보해 주겠다. 그렇게 얘기해놓은 상태여서 며칠 있으면 이 학교들의 개별적인 평가 점수와 또 영역별 점수 이런 것들이 다 어떤 식으로든 알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어떤 영역에서 제일 많이 깎였고 또 당락이 결정이 되었구나 이런 것이 드러나겠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직은 모르는 거예요, 그렇죠?

    ◆ 이범> 그렇습니다.

    ◇ 정관용> 13곳이 오늘 평가대상인데 그 가운데 8곳 절반이 훨씬 넘습니다. 점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세요?

    ◆ 이범> 이것은 어찌 보면 이미 예고돼 있었다라고 볼 수 있는데요. 왜냐하면 재지정 심사를 5년에 한 번씩 하게 돼 있으니까 2014년에도 했었습니다. 2014년에 서울시교육청에서 7곳이 재지정 탈락에 해당하는 점수가 나온 것으로 발표를 했거든요. 그런데 그때 박근혜 정부에서 자사고 재지정 탈락을 막기 위해서 약간 꼼수를 썼죠. 그러니까 교육청에서 재지정 탈락 점수를 교육부로 올린다 할지라도 교육부가 그것을 부동의할 수 있는 절차를 급조해서 만들었습니다. 이건 이명박 정부 때도 없었던 절차였는데 이걸 급조해서 그래서 탈락 점수 나오면 그들을 다 부활시켜줬죠. 그래서 그때 7개가 사실은 재지정 탈락이 될 뻔했는데 박근혜 정부의 작용으로 인해서 자사고로 유지됐던 것이고요. 이번에 탈락된 8곳 중에서 7곳이 바로 그런 학교들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이번에 탈락대상 8곳 가운데 7곳은 5년 전에도 이미 70점을 못 넘겼었는데 5년 사이에 뭔가 개선이 없었네요. 또 70점을 못 넘긴 거 아닙니까?

    ◆ 이범> 점수 기준은 달라졌습니다. 5년 전에는 기준 점수가 60점이었고요. 그리고 아까 제가 5개 교육부가 지정한 평가항목, 평가영역 그리고 교육청 재량평가까지 6개 영역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영역별 점수 배점도 달랐습니다. 그래서 그때 60점과 지금 70점 기준점수가 다를 뿐만 아니라 영역별 배점도 달라서 전체적으로 똑같은 평가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말씀하신 5년 전에 급조해서 만든 교육부의 그 부동의건 있지 않습니까?

    ◆ 이범>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건 지금도 있죠?

    박건호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이 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지역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종민기자)

     


    ◆ 이범> 그렇죠. 문재인 정부에서 그것을 폐기하지 않았고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일부 자사고 재지정 취소에 대해서 부동의를 해서 다시 살려줄 것이다, 이런 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럴 가능성이 그리 높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거든요. 그리고 대선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 사실 자사고와 관련된 법정 규정은 법률에 있지 않고 시행령에 있기 때문에 대통령령이 대통령 뜻으로 시행령을 정하면 일괄 개정도 할 수 있었거든요. 정부가 그렇게 하지 않고 공을 시도교육청으로 넘겨서 재지정 심사 결정에 따라서 선별적으로 전환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이 결과를 다시 정부가 번복한다는 것은 조금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딱 한 군데. 전라북도의 상산고 같은 경우는 거기만 기준점수가 80점이잖아요. 다른 지역은 다 70점인데 맞죠?

    ◆ 이범> 거기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한데요. 그런데 전북교육청 입장에서도 할 말이 있죠. 왜냐하면 70점이라는 기준 점수는 교육부의 권고사항입니다. 그리고 5년 전에도 사실 그 당시의 기준점수보다 높은 점수로 기준 점수로 평가한 그 시도가 두 군데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게 권고사항이지 실제 시도교육청별로 자율권을 준 것이었기 때문에 80점으로 평가한 전북교육청 기준점수가 위법하거나 탈법한 것은 전혀 아니거든요.

    ◇ 정관용> 아무튼 그 대목은 좀 고민거리가 되겠어요, 교육부 입장에서 본다면.

    ◆ 이범> 그럴 거라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정권의 공약이기도 했고 또 여러 곳 진보교육감들도 자사고 없애야 한다는 방향을 이미 천명한 바가 있기 때문에 지금 자사고나 그쪽의 학부모들은 이건 학교평가를 빙자해서 자사고 없애려고 짜맞추기식 위장 평가한 거다, 이런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범> 사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에는 지난 4월에 자사고가 집단으로 평가를 거부하겠다라고 발표한 적이 있었죠.

    ◇ 정관용> 그랬었죠.

    ◆ 이범> 긴급하게 서울시교육청에서 자사고들과 협의를 해서 평가지표를 세부적으로 다 조정했습니다. 예를 들면 교원 1인당 학생수를 계산할 때 교원의 기간제 교사나 강사까지 다 포함시켜준다든지 또 자퇴하거나 전학 가는 학생들 중에서 불가피한 이유로 그런 선택을 한 학생들은 제외를 해 준다든지 그런 자사고들의 요청을 상당히 많이 반영해서 평가지표를 조정했기 때문에 이걸 가지고 또 불공정하다라고 시비를 걸기는 좀 쉽지는 않은 것 같고요. 실제로 법적 분쟁으로 가지 않겠느냐라는 예상도 있는데 조금 미세한 점수 차이로 탈락한 경우에는 법원에서 집행정지 신청을 하면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본안소송에서 뒤집어지는 경우도 사실 있을 수 있겠다라는 판단이 드는데 미세하게 탈락하지 않고 점수차이가 많이 나게 탈락하는 경우는 사실 법원으로 봐도 제가 보기에는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전교조 서울지부 조합원들이 9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시교육청 자사고 재지정평가 결과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기자)

     


    ◇ 정관용> 이미 자사고였다가 일반고로 전환한 사례가 여러 건 있었죠?

    ◆ 이범> 그렇죠. 자사고가 지금 전국에 42곳이 있는데 원래 54곳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범> 그런데 12곳이 이미 일반고로 전환이 됐고요. 그 12곳이 대부분은 사실 학생 모집에 실패해서 재정난을 겪는다든지 이런 경우로 일반고로 전환이 됐는데 일반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사고로 들어온 학생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 체제로 교육을 받고요. 밑에 1학년, 2학년은 새로 일반고 체제로 들어오는 그런 과도기를 2년간 겪는 거죠. 그런데 이 2년간의 과도기 동안에 12곳에 전환된 학교들이 모두 별탈없이 또 이런 일이 벌어지면 시도교육청이 더 지원을 많이 해 주거든요. 그래서 별 혼란이나 학생들의 피해가 발생했던 사례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님들이 걱정을 하시고 하는 심리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마는 실제로 과도한 걱정일 수도 있다. 12개 일반고로 전환된 학교들을 보면.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이범> 그렇게 큰 혼란이나 문제가 없었다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정관용> 자사고 없앤 거 반대한 분들은 이거 다 없애면 강남 8학군 다 부활된다 하는데 그건 맞는 얘기입니까?

    ◆ 이범> 그게 지금 대입지형이 많이 달라져서요. 그건 그렇게 보기 어려운데요. 만약 수능 비중이 과거처럼 높은 상황이라면 강남으로 가서 수능에 최적화된 사교육도 받고 하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지금은 수능, 정시 비중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고 학생부전형 그러니까 학생부종합이나 교과처럼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전형 비중이 굉장히 높아져 있거든요. 이런 상황이어서 강남으로 가면 당연히 내신 성적이 불리해지기 때문에.

    ◇ 정관용> 불리하죠.

    ◆ 이범> 지금 같은 대입지형에서는 우리 동네 자사고 없어졌으니까 나는 강남으로 가겠다라고 해서 이게 또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고 오히려 주변의 일반고에 가서 내신성적을 잘 받는 것이 대입에도 더 큰 성과를 볼 수 있는 그런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앞으로의 파장을 좀 더 지켜보도록 하고요.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이범> 감사합니다.

    ◇ 정관용> 교육평론가 이범 씨였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