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철경(서울 자율형사립고 학교장연합회 회장)
각 교육청이 5년마다 하는 자사고 재평가. 지금 전국이 순차적으로 발표를 하고 있는데요. 어제는 서울시교육청의 발표가 나왔죠. 13개 자사고 중에 8개가 기준 점수 미달.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중앙고, 이대부고, 한대부고가 탈락 위기에 놓였습니다. 동성고, 중동고, 이화여고, 하나고, 한가람고만 자사고 유지 확정입니다. 한두 개가 아니라 8개나 되다 보니까요. 학교와 학부모들의 반발도 상당히 거센데요. 오늘 자사고 측의 입장을 직접 확인해 보죠. 서울 자율형사립고 학교장 연합회의 회장이시고요. 역시 자사고죠, 대광고등학교 교장이세요. 김철경 회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김철경 회장님, 안녕하세요?
◆ 김철경> 반갑습니다.
◇ 김현정> 우선 자사고를 대표해서 어제 서울시교육청 평가 결과에 대한 입장은 어떻습니까?
◆ 김철경> 매우 충격적입니다. 한마디로 얘기해서 교육 철학과 이데올로기의 충돌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 김철경> 한쪽 소리만 듣고 일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현 정부에서의 대선 공약이고 교육 부문의 국정 과제로 자사고 폐지를 주요 정책으로 유지해 왔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어떤 철학, 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보느냐인데 교육 부분에서도 너무 이념적 요소가 들어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박건호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시교육청에서 관내 자립형사립고(자사고) 13개교에 대한 운영평가 결과와 자사고 지정 취소 학교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현정> ‘자사고 폐지라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 평가를 한 게 아니냐?’라는 의심을 하신다는 거죠, 어떤 자의적인 평가라는 말씀이고요. 오늘은 자사고 학교 측 입장만 저희가 듣기 때문에 저희가 교육청 입장에서 반론을 좀 드리면서 진행을 하겠습니다. 우선 ‘자사고 존재의 이유, 존재의 취지를 잘 살려서 운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교육청에서는 던집니다.
그러니까 자율형 사립고를 애초에 만든 이유는 ‘자율성을 줄 테니까 일반고하고는 다르게 입시 위주가 아닌 다양성을 갖춘 교육을 해 봐라, 개성 있는 교육을 해 봐라.’ 이런 거였는데, 평가를 쭉 해 보니까 취지에 맞는 다양한 선택 과목 개설이 부족하고 선행 학습 방지를 위한 노력도 부족했더라. 취지를 잘못 살려서 운영하는 학교가 일부 있더라. 이런 거거든요.
◆ 김철경> 다양한 선택 과목 개설은 어느 정도 한계는 있습니다. 무조건적으로 다양한 선택 과목 개설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2015년 교육 과정 개편을 하면서 자사고는 교육 과정 편성권을 완전히 박탈당했습니다. 자율권이 없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자율권이 없다는 건 저희가 언뜻 들어서는 이해가 안 가는데. 그러니까 다양한 선택 과목 개설을 하라라고 했는데 자율성이 없다는 것은...
◆ 김철경> 다양한 선택 과목을 하는 건데 정해진, 저희가 부여받은 교과 편성권 범위 내에서 나름대로 다양하게 개설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사실상 물리적으로 어렵습니다. 교원의 수급 관계도 고려해야 되고. 그렇지만 이번에 8개 학교는 나름대로 학생들에게 진로와 적성에 적합한 선택 과목을 다양하게 이수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개설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선행 학습 방지 노력도 안 했다고 얘기하는데 모든 학교들이 학교에서 교사나 학생, 학부모에게 홍보했고 선행 학습을 못 하도록 노력해 왔어요.
◇ 김현정>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 김철경> 만약에 선행 학습을 한 학교가 있다면 교육청에서 말로만 하지 말고 미리 지도하고 그런 학교는 이미 자사고 지위를 취소했어야 해요. 선행 학습할 수 있는 그런 대범한 학교는 서울형 자사고에는 저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저희가 지난번 전주 상산고 인터뷰 때도 같은 질문을 드렸습니다마는 자사고 원래 취지를 잃고 입시 사관학교처럼, 그러니까 일반고보다 다양하게 교육해라라고 했는데 일부 자사고의 경우는 오히려 일반고보다 더 대학 입시 위주의 입시 학원처럼 운영됐다, 변질되고 있다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철경> 자사고가 입시 중심의 폐쇄적인 학교의 모델이다. 그런 얘기를 하는데 정말 말을 잘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서울형 자사고도 다양한 비교과 교육을 펼치고 있습니다. 건학 이념에 충실한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서 노력하면서 진학 진로 지도도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대한민국의 입시 제도가 변하지 않는 한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 과학고, 국제고, 영재고, 외고, 전국형 자사고, 자공고,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예술고까지도 학생들에게 진학 준비 교육 안 시키는 학교는 없습니다.
◇ 김현정> 대학 입시 제도가 이대로인데 그리고 다들 대학을 가고 싶어 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다른 다양성 추구 고등학교를 만든다고 해도 비슷한 상황일 거라는 말씀이세요.
◆ 김철경> 무시할 수가 없다는 얘기죠. 그런데 그것을 ‘입시 사관 학교다, 입시만을 위해서 노력한다’고 그러는데 입시 외에도 비교과 활동에 대해서도 상당히 다양하게 하고 있는데 왜 입시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해서 그것을 입시 사관 학교다? 그렇게 얘기하는 건 제가 알기로는 최소한 서울형 자사고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이런 이야기들을 전국의 자사고가 비슷한 말씀들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한편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지금 특목고니 무슨 자사고니 이런 특수한 고등학교가 많이 생겼지만 취지를 못 살리는 경우에는 오히려 더 입시 위주로 강화가 되는 경우라면 그냥 다 일반고로 예전처럼 돌리는 게 낫지 않겠느냐라는 의견도 나와요. 어떻게 보세요?
◆ 김철경> 그런데 참 묘한데 전 정부, 2000년 초반 정부에서 세워졌던 흔히 얘기하는 원조 자사고, 전국형 자사고와 전 정권에서 세워졌던, 2010년 이후에 세워졌던 그런 자사고를 분리해서 얘기하고 있어요. 만약에 지금 얘기한 대로 입시 위주로 가고 있다고 한다면 그냥 솔직히 말씀드려서 전국형 자사고와 서울형 자사고를 놓고 봤을 때 어디가 더 문제냐 하는데 전국형 자사고는 상산고 빼놓고는 다 살았어요.
◇ 김현정> 여러분, 전국형 자사고라 하면 전국 아이들을 대상으로 지원을 받는 학교입니다.
◆ 김철경> 그런 학교는 살려놓고 저희는 선발권도 거의 뺏긴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광역형 자사고들은 그 지역의 아이들을 입시 중학교 내신 성적과 전혀 관계없이 선발을 해요. 그렇게 해서 그 아이들에게 꿈과 끼를 살려줘서 열심히 교육해서 나중에는 그들이 원하는 학교로 보냈다고 해서 그것이 입시 위주의 학교다라고 해서는 안 되죠. 만약에 그렇다면, 입시 위주로 가는 학교라면 그런 학교를 쳐야지 왜 열심히 하고 있는 서울형 자사고에다 포커스를 맞추느냐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자사고 중에서도 진짜 입시학원처럼 너무 변질됐다라고 질타를 받을 만한 학교들은 전국형 자사고인데 서울에는 전국형 자사고가 하나 있죠? 하나고등학교.
◆ 김철경> 다 살았습니다.
◇ 김현정> 전국형 자사고는 전주 상산고 빼고는 다 살았는데, 다 유지가 됐는데.
◆ 김철경> 거기는 교육을 잘했기 때문에 살려줬다라고 얘기하는데.
◇ 김현정> 오히려 나머지들이 죽었다. 억울하다?
◆ 김철경> 네, 저희가 그러면 교육을 잘 못했느냐? 정말 너무 억울한 그런 심정이에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평가 항목이 아주 자세하게 공개가 된 건 아닙니다마는 흘러나오는 것들을 보면 이런 얘기도 나와요. 세화고하고 숭문고 같은 경우는 사회 통합 전형 충원율 항목에서 감점을 받았다. 그러니까 기초 생활 수급자, 한 부모, 다문화 가정. 이런 아이들 선발에 소극적이지 않았느냐. 이런 비판. 어떻게 보세요?
◆ 김철경> 지역적인 상황이 많이 감안이 될 겁니다. 그러니까 서울에서도 위치한 지역이 좋은 지역에 있는 경우에는, 중앙에 있는 경우에는 그런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많이 지원을 할 것이고요. 실질적으로 그 해당자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런데 그 학생 입장에서 봤을 때는 ‘내가 굳이 자사고로 가서 어렵게 열심히 해야 될 그런 분위기에 내가 왜 가? 그냥 나는 일반고에 있어가지고 내신 좋게 받아가지고 그냥 편하게 공부하지’라고 말하는데 딱 꼬집어서 어느 학교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하는데 그 지역적인 위치에 많이 관계가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자사고연합회 회장과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아무튼 최종 결정은 교육부가 하게 되어 있는데요. 만약 최종적으로 교육부 취소 결정이 내려지면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세요?
◆ 김철경> 교육부에 당연히 취소 동의가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 김철경> 네. 제가 섣부른 판단인지 모르지만 상산고등학교는 정말 억울한 점이 많이 있고 한 가지 지표, 한 가지 지표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 지표만 보더라도 80점을 상회하기 때문에 전국형 자사고인 상산고는 부동의를 할 걸로 보여지고요.
◇ 김현정> 상산고는 살 거라고 보시고요, 전국형 자사고는.
◆ 김철경> 네. 그다음에 서울형 자사고는 동의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되면요?
◆ 김철경> 그래서 청문 절차도 있는데 어제 발표하면서 청문 절차에서 뒤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말씀하신 건 결국 절차상의 요식 행위가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서울시 교육청이) 마지막까지 그냥 듣지 않는다 하시더라도 평가의 부당성, 불합리성을 조목조목 한번 반론할 겁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해당 학교에서 변호사도 선임해서 대처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오히려 힘 없는 자사고들만 이번에 다쳤다. 이렇게 생각하시는가 봐요, 정리를 하자면.
◆ 김철경>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고 법치 국가고 교육 법정주의를 지켜야 됩니다. 뭘 결정하더라도 그거에 대한 정의, 규칙, 논리에 따라줘야 돼요. 그런데 그 원칙이 맞지 않게 힘의 논리로 지금 하고 있는데 지금 법의 규범성과 정책의 편의성을 혼동하는 그런 우를 범해서는 안 되는데 지금 그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 김현정> 오늘 자사고 측의 입장 들었고요. 여러분, 오늘은 서울시교육감의 일정상 출연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마는 조만간 또 조희연 교육감의 얘기도 직접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서울 자율형사립고연합회가 있네요. 연합회의 김철경 회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