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 의혹이 제기된 모의고사 문제(왼쪽)와 실제 CPA 시험 문제(사진=독자제공)
서울의 한 사립대 공인회계사(CPA) 시험 준비반에서 2차 시험 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의 한 사립대에서 진행된 시험 대비 파워포인트(PPT) 특강과 유사하다는 것인데 시험 문제 유출은 해묵은 논란으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인회계사 시험문제 유출 의혹 수사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지난달 말 실시된 제54회 CPA 2차시험 일부 과목의 문제가 올해 초 특정 대학 고시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모의고사와 특강 형식으로 배포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시험문제 유출을 뒷받침할만한 여러 주장과 과거의 비슷한 의혹들이 나오면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며 "문제제기에 대한 답변 없이 묻혀버린다면 회계사 시험의 신뢰도가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같은 의혹은 현직 회계사와 시험 준비생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처음 알려졌다. 해당 카페에는 서울의 한 사립대 고시반에서 출제된 모의고사 자료와 실제 시험문제의 유사성을 지적하는 게시물이 수차례 게재됐다.
수험생들에 따르면 지난달 말 치러진 공인회계사 2차 시험 회계감사 과목 문제의 75%가 지난 4월 해당 대학에서 진행된 시험대비 특강과 유사했고, 앞서 이 대학 고시반의 모의고사 일부 문제도 공인회계사 2차 시험과 사실상 일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공인회계사 2차 시험은 범위가 넓은 탓에 '밑 빠진 독'으로 불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이 대학의 특강자료와 모의고사를 구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혹이 불거지자 회계사 시험 주관기관인 금융감독원은 그 자체만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금감원은 "유출 논란이 인 문제 내용은 일반적인 법규 내용을 묻는 유형으로서 기출문제 및 대부분의 시중교재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면서 "공인회계사 시험에서 유사한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은 있으나 현행 공인 회계사시험 출제는 철저한 보안 속에 관리되고 있어 해당문제가 유출되었을 가능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유사 출제 논란은 앞서 2005년에도 회계사 2차 시험 문제 일부가 서울지역 대학에서 치러진 중간·기말고사, 모의고사때 출제된 문제가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이번 공인회계사시험 문제 유출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은 지난 5일 시작됐으며, 참여 인원은 오전 11시 기준 5,580명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