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병역 기피 논란으로 입국이 금지된 미국 국적 가수 유승준(스티브 승준 유·43)에게 내려진 비자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며 그의 연예계 복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법원은 11일 유승준의 비자발급을 거부한 행위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러한 취지의 대법원 판결에 따라 유승준이 행정소송에서 최종 승소를 하게되면 로스엔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은 유승준이 신청한 비자 발급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상 여론은 엇갈렸다. 17년 만에 다시금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생긴 유승준의 입국 허용에 대한 논쟁이 이어졌다.
현재 여론의 상황은 그의 입국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들은 유승준의 사례가 병역기피의 한가지 선례가 됐다고 주장하며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하고 있다.
이와는 상반되게 17년 간 입국을 하지 못한 유승준에 대한 동정의 의견도 상당수 눈에 띈다. '유승준이 그간 참회와 반성을 했으니 이제는 용서해 주자'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같은 동정 여론도 유승준의 '입국'을 허용하는 것이지 '연예계 활동', 즉 '컴백'에 대한 내용은 안된다는 의견이 많다.
유승준은 지난 2015년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내가 태어난 조국을 설명해주고 유승준이란 이름을 준 그 땅을 보여줘여 한다는 게 제 의무라고 생각했다. 한국땅을 밟고 싶은 것 외에 다른 의도는 없다"라고 한국에 입국하고자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유승준의 입국 허용 가능성에 옹호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 역시 이러한 그의 진심을 어느정도 인정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승준은 또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눈물의 호소와 함께 연예계 활동을 못하고 방송이 금지되도 "상관 없다"며 입국을 향한 진정성에 다른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유승준은 지난해 한국 연예계에 '컴백' 시도를 하며 순수한 '입국'의 목적인지 '연예 활동 재개'의 목적인지 모호한 태도를 취한 바 있다.
유승준은 지난해 11월 한 음반 유통사를 통해 자신의 미니앨범인 '어나더 데이' 발매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 음반 유통사는 악화된 여론에 '앨범 유통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고, 결국 그의 컴백은 무산됐다.
그러나 두달 뒤인 올해 1월 소규모 음반 유통사를 통해 '어나더 데이'를 음원사이트 등에 공개했다. '컴백' 의지를 다시한번 강하게 드러낸 셈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가 집단주의적 생각을 갖고 있는 사회는 아니기 때문에 유승준이 음반을 낸다던가 방송 활동을 한다던가 하는 부분에 있어 자신의 선택이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대중문화 안에서 여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를 받아들이냐 안받아들이냐 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방송가에서도 유승준의 연예계 활동에 대한 비난 여론이라는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또 이를 감당해서 방송에 나오더라도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며 "대중의 인식이 높아졌고, 비난 여론도 많은 만큼 부담감을 안고 그를 기용하거나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유승준이 주 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유승준의 행위가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입국금지 결정 자체가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유승준의 비자발급을 거부한 총영사관의 행정에도 문제를 제기하며 "입국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사증발급 거부처분을 했으므로 재량권 불행사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