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가오슝미술관 교류 주제전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사진=노컷뉴스)
"우리 모두는 이민자라고 생각합니다"
Li Yuling 가오슝 미술관장의 말로 시작된 경기도미술관-가오슝미술관의 국제 교류전은 11일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경기도 미술관에서 시작됐다. 경기문화재단의 주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0월 13일까지 한국과 대만의 작가들이 "이주(Moving & Migration)"라는 공통의 주제로 19팀의 작가들이 참여해 관람객과 만난다.
1903년 하와이로 첫 해외 이주를 한 이래 '이민 송출국'이었던 한국은 2019년 현재 외국인 인구 유입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이민 수용국'이 되었다. 이번 전시는 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이주 노동과 결혼 이주, 최근의 난민 이슈까지 한국의 시대적 현실과 이주에 엮인 다양한 현상을 조명했다.
19개 팀의 작가들은 스스로가 이주민이고, 때로는 관찰자로서 주제에 대한 감성적인 접근, 피상적인 조명을 경계하고 현재의 다양한 이주 상황을 다층적인 눈으로의 접근 방식을 관람객에게 제안한다. 전쟁, 분단으로 시작해 재개발로 인한 타의적인 이주, 스스로 삶의 변화를 위한 능동적인 이주, 식물과 물질의 이주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전시에 참가한 안유리 작가는 작품에 대해 "물줄기를 가둘 수는 없어도, 강을 사이로 이념이 충돌하고 공포가 넘나든다. 이것은 분단의 상흔과 애수의 장소로서 두 도시에 관한 이야기 아니다. 누군가의 과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현재인 것처럼, 선형적 시간 속에서 길을 잃은 도시의 이야기다" 라고 말했다.
안유리, 포촘킨 스터디 2. 베를린에서 도문까지: 물뿌리로 가는 길 (제공=경기문화재단)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는 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김현미 교수의 저서 제목으로, 저자의 동의를 얻어 인용하였다. 불안의 이미지로 각인된'그들'의 이주를 '우리'스스로의 상황으로 전환하며 결국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찾으려는 동일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경기도미술관 관계자는 "주요한 이슈를 생산하는 공론장으로서 의미 있는 질문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기를 바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다중의 이질성을 포용하는 감각 익히기를 제안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미술관은 2019년 '아시아현대미술프로젝트' 국가로 대만을 지정하고, 일제 식민지배라는 역사적 경험, 다문화사회로 향하는 갈등과 공존의 노력, 독재와 민주화, 국가주도 산업화 등 한국과 유사한 역사 체험을 갖고 있지만 타 인접국가들 보다 상대적으로 이해가 부족한 대만과의 다양한 교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