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제안설명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종합정책질의가 12일 진행됐지만 예산안에 대한 심층적 질의보다는 지역구 민원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져 민망한 순간들이 연출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정부를 상대로 예산 정책 방향을 묻는 종합정책질의를 열었지만, 의원들은 지역구 예산 질문에 골몰하는 모습이었다.
80일 가까이 미뤄지며 어렵게 열린 추경 논의지만 여야를 떠나 의원들은 비판보다는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따지기에 바빴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여당인 만큼 이번 추경안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자신의 지역구에 대한 질의도 잊지않았다.
이 의원은 지역구 울산 북구 송정역 연장 운행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결정을 채근했다. 송정역은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의 일환으로 신축 예정이다.
그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올해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7만 명이 넘는 북구 주민이 광역전철 연장 운행을 촉구하는 서명을 했는데,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분이 서명한 것은 그만큼 이용 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에 시행한 수요예측조사는 2016년 3월 이전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인데 그 이후 3년간 북구 인구는 12%(약 2만3천 명)나 급증했다"며 "인구증가에 따라 광역전철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는 만큼 수요에 맞춰 송정역까지 연장 운행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송정역까지 광역전철 연장 운행에 대한 수요조사는 2016년에도 했다"며 "현재 울산에서 연장 운행 수요예측조사를 위해 용역을 진행 중이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지자체와 함께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원칙적 답변을 내놨다.
야당 의원들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자신의 지역구 관련 예산에 집중 질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강원 태백시횡성군영월군평창군정선군)은 자신의 지역구인 강원도 문제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그는 "여러 가지 강원도 사업은 홀대를 받는가, 푸대접 받는가 생각도 있다"며 "최근에는 동서고속전철, 오색로프, 가리왕산, 행정상수원, 지역의 현안문제들이 지원이 안 되고 있다"고 따졌다.
이어 염 의원은 "폐광지역 백두대강 접경지역의 한강수계 130개의 상수원 보호는 결국에는 강원도의 족쇄"라며 "이런 베이스속에서 산불도 매년마다 나는데 이런 데에서 민심이 폭발하는 것"이라고 강원도 소외론을 꺼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총리께서 추경예산이나 본예산때 강원도가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을 지키는 특수성, 지금까지 받았던 홀대에 대해서 산불과 함께 해결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같은당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시북구)은 포항지진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개발 계획을 밝히라고 따지기도 했다.
김 의원은 "포항 지진에 대한 지원 규모가 터무니 없다"며 "2700억원이 드는 특별도시재생 사업을 언뜻 국가가 저액지원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지방비가 대부분 포함되는 점 유념해달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재인 포항지진으로 집 자체가 없어졌다. 신혼부부 지원이 포항주민 피해보다 더 중요하냐"거나 "(개발개획을)포항시 지자체에 맡긴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국가가 나서서 전체적인 로드맵 제시 해 달라"고 재차 국가의 추가 지원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재해 재난 극복은 지자체 책임과 국가 책임이 나눠져 있다. 함께 고려 해야한다"며 본격적인 복구랄까 지원이 지체되는 이유는 재판결과가 나오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전북 전주시갑)도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전라북도 현안에 대한 질의를 잊지 않았다. 제 2 금융중심지를 전북에 해야한다고 질의하거나, 현대중공업 군산 공장 가동 중단 문제 등을 지적했다.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는 것은 지역구 의원으로써 당연할 수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가 예산 심사를 위해 특별히 선발되는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서 자신의 지역구 이해관계에 대해 치중하는 모습은 공익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전날까지 열렸던 대정부 질문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지역구 관련 정책 챙기기를 잊지 않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편, 국회 예결산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6조7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상정하고 심사에 착수했다.
여야 예결위원들은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한 첫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했다.
여당은 이날 예산안의 시급성과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야당은 재해 추경만 가능 입장을 고수해 추경안 처리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예결위는 15일에도 종합정책질의를 이어가고, 17~18일 예산소위의 정밀 심사를 거쳐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9일 전체회의에서 추경안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