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없는 사진.(사진=연합뉴스)
어린이집 원아를 수차례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보육교사와 원장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2단독 박소연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전 보육교사 A(28)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원장 B(41) 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5월 21일부터 7월 6일까지 평택의 한 아파트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2세 원아 2명을 5차례에 걸쳐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당시 장난감을 쏟아다는 이유로 한 원생의 팔을 잡고 끌어당겨 바닥에 넘어뜨렸고,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며 손바닥으로 아동의 가슴과 허벅지 등을 6차례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말을 듣지 않거나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도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5차례 때렸고, 물통을 가지고 장난을 친다며 손바닥으로 아동의 엉덩이를 3차례 때려 바닥에 넘어지게 함으로써 입술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B 씨는 지난해 6월 20일 해당 어린이집에서 다른 반 원생을 물었다는 이유로 손바닥으로 원생의 입 부분을 3차례 때리고 원장으로서 A 씨의 학대행위들을 막지 못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과 이들의 변호인은 "학대의 고의가 없었고, 훈육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에게 학대의 고의가 인정되고, 피고인들에게 훈육의 목적 내지 의도가 있었다 할지라도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훈육을 위한 적정한 방법이나 수단의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서 피해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은 어린이집 교사 및 운영자로서 유아를 건강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자라도록 보호해야 할 지위와 책임이 있음에도 학대행위를 했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한 주의와 감독을 다하지 못한 점, 피해자 부모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에 비춰 보면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인 점, 훈육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등 이 사건 범행 경위에 참작할만한 점이 있고 훈육 목적으로 한 행위가 그 정도를 넘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덧붙였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의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하지는 않았다.
피고인들의 나이와 재범의 위험성,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범행 방법 및 결과, 죄의 경중, 취업제한명령으로 인해 피고인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및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아동학대범죄의 예방 및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