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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 '깜깜이' 폭리…상한제에 '된서리'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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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분양 '깜깜이' 폭리…상한제에 '된서리' 맞나

    상한제 집중 언급된 지난주, 서울 집값 '잔잔한 흐름'
    "공공택지에 적용하던 수위 그대로 옮겨와선 효과 없어" 지적도
    김현미 장관 "'로또분양'이 문제라면 그동안은 누가 로또 가져갔나"

    상공에서 바라본 수도권 아파트. 이한형 기자

     

    12일 오전 11시에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공식 발표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당정협의를 마치고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분양가 상한제는 아파트 분양가를 감정평가된 택지비와 정부가 고시하는 표준건축비에 건설사 이윤을 합한 금액 이하로 책정하게 하는 규제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에 적용받는 민간택지의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것이 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택지에 대한 현행 분양가 상한제는 3개월 동안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지역의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면서 3개월 동안 주택 매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등의 여러 조건이 붙는다.

    지난 2005년 처음 공공택지에 도입돼 2007년 민간택지로 확대됐지만 2014년 이 같은 조건부 적용이 시작되면서 '유명무실하다'고 지적돼온 상한제를 재개하는 데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우선 건설사들의 '막대한 수확'에 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서울의 아파트값은 분양가 상한제가 집중 거론됐던 지난 주 상승폭이 둔화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값은 0.04% 올라 지지난 주 0.09%에서 상승세가 꺾였으며, 재건축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의 가격도 각각 0.09%, 0.03%씩 올라 지지난 주보다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 역시 최근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에 도입하면 서울의 주택 매매가가 연간 1.1%p 하락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공공택지에 적용되는 상한제를 민간택지에까지 범위를 넓히는 것으로 알려진 정부 대책 수위에 "이대로라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최승섭 팀장은 "기본형 건축비, 가산비 등 상한제에서 분양가를 정하는 요소 자체가 현실보다 부풀려 있는데, 이를 손질하지 않고서는 정책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며 "더 강도 높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실련이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LH공사 공동주택용지 블록별 입찰 참여업체‧당첨업체 현황'을 분석한 결과, 5개 중견 건설사들은 당첨 확률을 높이고자 시공능력도 없는 계열사까지 동원해 공공택지 30%를 차지하고 6조 3천억원에 이르는 분양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최 팀장은 "이미 부동산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에서도 이 같은 '폭리'가 드러났는데, 분양가가 '깜깜이' 산정되는 민간택지는 말할 것도 없다"며 "건축비와 토지감정비 등을 제대로 손질하는 방안 없이, 그것도 일부 지역에만 적용한다면 오히려 시장에 '정부의 목적은 집값 거품 빼기가 아니라 급등만 막는 것'이라는 시그널만 주고 끝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같은 분양가 상한제 확대가 주택경기의 경색과 더불어 주택 공급을 위축해 오히려 가격을 오르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건설사의 수익성이 악화한 탓에 장기적으로 공급난이 오면 오히려 기존 아파트의 가격이 올라 실수요자에게 불리해진다는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하지만 상한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국토부 김현미 장관은 지난달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분양가 상한제가 '최초 분양자에게 로또'라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았을 경우 그 이익은 누가 가져간 것이었느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분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상한제로 인해 분양가와 시세의 차이가 벌어질 경우 '로또분양'이 된다는 논란에도, '그동안 높은 분양가에서 이득을 얻어온 건 건설사였다'고 지적하며 '대결 의지'를 보인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위한 주택법 시행령 등 개정안이 입법예고되면,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이르면 오는 10월쯤 새 법이 공표돼 주택시장을 흔들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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