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 과기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참여한 연구 결과가 부실학회로 의심되는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후보자는 "지도학생이 학회에 참석해 논문을 발표했으나 부실학회가 운영하는 학술대회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본인의 불찰"이라고 15일 입장을 밝혔다.
최 후보자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연구주제의 특이성에 비추어 해당 학술대회는 적절해 보였다"며 "지도학생이 학회로부터 사전 리뷰를 받고 참석해 논문을 발표한 정상적인 학술 활동이었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과학계에 따르면 최 후보자가 제자 1명과 함께 수행한 연구의 논문이 부실학회로 의심받는 '국제 학술·연구·산업연합'(IARIA)이 2013년 3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논문은 컴퓨터 회로 설계 관련 내용으로 제자가 학술대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자는 학회에 가지 않았다. 해당 논문에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명시돼 있다.
최 후보자는 "논문 투고가 이뤄진 2012년 11월 당시에는 부실학회 여부를 의심하기가 어려웠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며 "세계적으로도 부실학회가 문제가 된 것은 미국이 오믹스(OMICS)를 제소한 2016년 무렵이었고 우리나라도 지난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와셋(WASET), 오믹스(OMICS)가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부실학회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게 됐다"며 "앞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갖춰나가는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도 설명자료를 내고 "2013년도 버전(2012년 12월 4일 발간)부터 비올리스트(Beall's list)에 IARIA가 포함됐다"며 "비올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실학회라고 확정하기는 어렵고, 부실학회에서 운영하는 학술대회 모두를 부실학술대회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비올리스트는 기관에서 발간한 공식 문건이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리스트다.
부실학회는 논문 발표·출판 등 형식만 학회일 뿐 실체는 영리 목적의 단체를 뜻한다. 국내에선 오믹스와 와셋이 이런 사례로 잘 알려졌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을 받는 대학·연구기관 연구자들이 여기에 참여하고 이를 실적으로 보고하는 등 세금 낭비를 초래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작년 7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지난 3월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동호 카이스트 교수의 경우 오믹스 관련 학회에 참석한 것이 뒤늦게 밝혀지며 지명이 철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