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자책골이 나온 뒤 기뻐하는 전북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단 한 번의 실수였다. 평소 같으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실수. 하지만 울산 현대 벤치에는 선수들을 다독여줄 감독이 없었다.
울산은 김도훈 감독이 11일 대구FC와 25라운드에서 퇴장을 당해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퇴장으로 인한 2경기에 추가 3경기, 총 5경기 동안 벤치에 앉을 수 없는 악재를 맞이했다.
게다가 첫 상대가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전북 현대였다.
전북은 7월10일 대구FC와 20라운드 4대1 승리와 함께 선두로 올라섰다. 22라운드까지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로 인한 17라운드 연기로 1경기를 덜 치른 상태였다. 결국 울산이 뒤늦은 17라운드를 치른 뒤 23라운드에서 선두가 바뀌었다.
이후 25라운드까지 울산이 16승7무2패 승점 55점, 전북이 15승8무2패 승점 53점으로 선두 경쟁을 펼치는 상황. 가장 중요한 경기에 감독이 빠졌다.
전북 조세 모라이스 감독은 "감독이 벤치에 없다고 유불리는 없을 것"이라면서 "위에서 경기를 보고 전반 후 내려와 지시를 내린다. 벤치에 있다, 없다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모라이스 감독의 생각과 달리 사령탑 유무의 영향은 꽤 컸다. 특히나 전북처럼 몰아치기가 강한 팀을 상대로는 더 그랬다. 실수 후 전북의 공세에 와르르 무너져버린 울산이다.
전북은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6라운드 홈 경기에서 울산을 3대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전북은 통산 400승과 함께 16승8무2패 승점 56점 선두로 올라섰다.
전반은 팽팽했다. 양 팀이 15개의 슈팅을 주고 받았다.
하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울산은 전반 19분 김보경의 패스를 받은 박정인의 슈팅이 전북 골키퍼 송범근의 선방에 막혔고, 전북 역시 전반 29분 손준호, 전반 33분 김진수의 슈팅이 울산 골키퍼 김승규의 품에 안겼다.
김도훈 감독이 관중석에 앉은 울산은 전반 35분 박정인 대신 김인성을 투입하며 먼저 변화를 줬다.
후반 전북의 선제골이 터졌다. 울산의 실수였다.
후반 4분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전북이 강하게 압박했고, 결국 윤영선의 패스가 신형민에게 걸렸다. 신형민은 지체 없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패스를 찔렀고, 공은 문선민의 돌파를 제지하려던 윤영선의 발에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수장마저 자리를 비운 울산은 그대로 무너졌다. 선제골을 내준 뒤 정확히 2분 만에 추가골을 헌납했다. 중원에서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문선민이 페널티 박스 안까지 돌파했다. 문선민은 침착하게 공을 뒤로 내줬고, 텅 비어있던 로페즈가 마무리했다.
전북은 기세를 놓치지 않고 몰아쳤다. 전북 특유의 닥공이었다.
후반 10분 로페즈의 슈팅이 골대를 때렸고, 후반 12분에는 문선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후반 14분 호사의 페널티킥이 김승규의 선방에 막혀 추가골 적립에는 실패했다.
전북의 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17분 문선민의 슈팅이 김승규 선방에 막혔지만, 후반 18분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김진수의 크로스에 이은 이용의 패스를 받은 로페즈가 다시 한 번 골문을 열었다.
전북은 후반 22분 한승규 대신 김승대를 투입해 닥공을 이어갔다. 후반 35분 호사를 빼고 이동국을, 후반 42분 손준호를 빼고 이승기를 투입했다. 울산의 반격을 공격으로 차단하면서 3골 차 승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