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경기도 고양시 마곡철교 인근에서 몸통만 남은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살해된 뒤 유기된 것으로 보고 나머지 시신과 유류품을 3일째 수색하고 있다. 사진은 14일 마곡철교와 방화대교 일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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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부터 한강에서 몸통과 팔 등 훼손된 시신 일부가 잇따라 발견된 사건의 피의자가 경찰에 자수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17일 살인 및 사체손괴 등 혐의로 A(40)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지난 8일 서울의 한 모텔에서 손님 B(32) 씨를 둔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몸통 시신에 이어 추가로 발견된 팔 부위 사체에서 지문을 채취해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고 동선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동선을 파악하던 중 모텔에 간 것을 확인했고, 해당 모텔에 수사관을 보내 탐문을 진행했다.
그런데 수사관이 다녀간 이후 모텔에서 근무하던 직원 한 명이 갑자기 그만뒀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해당 직원을 용의자로 특정해 추적에 나섰다.
좁혀지는 수사망에 심리적 압박을 느낀 A 씨는 결국 17일 오전 1시 10분쯤 종로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경찰은 살인과 사체 훼손·유기 혐의로 A 씨를 긴급 체포한 뒤 오전 2시30분 사건을 담당하는 고양경찰서로 이송했다.
A 씨는 "(피해자가) 숙박비도 안 주려고 하고 반말을 하며 기분 나쁘게 해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객실에 잠든 피해자를 둔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수일간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시신의 머리와 사지 등을 절단한 뒤 지난 12일 새벽 자전거를 이용해 한강에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 씨가 지목한 모텔에서 범행에 쓰인 둔기와 흉기, 유기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 일부를 확보했다.
경찰은 나머지 시신의 일부를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색할 예정이다. 피의자 진술의 진위 여부와 범행 수법, 공범 유무, 증거 관계 등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르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할 게획이다.
앞서 지난 12일 오전 9시15분쯤 고양시 덕양구 마곡철교 남단 인근에서 표류 중인 시신이 발견됐다. 한강사업본부 직원이 발견한 시신은 머리와 팔 다리가 없는 남성의 알몸 몸통이었다.
경찰은 수색 5일째인 지난 16일 오전 10시 48분쯤 몸통 시신이 발견된 지점에서 약 3km 떨어진 지점에서 오른쪽 팔 부위를 찾았다. 팔 사체는 어깨부터 손까지로 검은색 봉지에 담겨 있었다.
한강 방화대교 남단에서는 17일 오전 10시 45분쯤 피해자의 사체 일부로 보이는 머리가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