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18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10주기를 맞아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고자 노력하겠다"며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고 믿으며 김 전 대통령님의 길을 따라 걷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 추도사에서 "우리들의 노력과 성취도 김 전 대통령님의 족적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김 전 대통령께서 민주주의의 위기, 남북관계의 위기, 서민경제의 위기를 경고하며 서거하셨는데, 우려가 현실이 되고 국정이 농단돼 국민이 촛불을 들어 정부를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2년 3개월이 지나 민주주의가 개선되고 있고, 제도적 민주주의의 완성과 생활 속 민주주의의 착근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남북관계 또한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만큼 달라졌다. 난관을 겪고 있지만 비핵화 협상의 궤도는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제에서는 서민의 고통 등 과제가 많지만,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돌파했습고 세계 일곱 번째로 30-50클럽에 들어갔다"며 "따지고 보면 저희들의 노력과 성취도 김 전 대통령님의 족적 위에서 이뤄지고 있고, 남겨진 대통령님의 의미가 세월이 흐를수록 더 커진다"고 이 총리는 밝혔다.
이 총리는 "헌정사상 첫 정권교체도, 분단사상 첫 남북정상회담도, 민족사상 첫 노벨상 수상도 모두 김 전 대통령이 이루셨다"며 "기초생활보장제로 대표되는 본격적 복지도, 양성평등의 제도화도 김 전 대통령께서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듯이 저희도 김 전 대통령이 깔아주신 토대 위에 노력을 보태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생과 정치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많은 지혜를 우리에게 주셨고,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조화를 스스로 실천하고 후대에게 가르쳐주셨다"며 "대외정책에서도 한미동맹을 중심에 놓고 이웃 나라들과의 우호와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 그런 '조화'와 '비례'가 김 전 대통령의 철학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님은 다섯 차례의 죽을 고비를 넘겼음에도 타협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견뎠다"며 "안일에 빠질 때마다 그런 수난과 극복이 따가운 채찍처럼 일깨운다"고도 밝혔다.
이 총리는 "대통령께서는 취임 30년 전부터 경제사회정책과 통일·대외정책을 연구하고 제창하셨고, 권력의 탄압과 세태의 곡해에도 신념을 바꾸지 않고 더 다듬으셨다"며 "저희 같은 후대 정치인들이 얕은 생각으로 접근할 때마다 대통령님의 오랜 준비와 탄탄한 축적이 나무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대통령님이 계셨다는 것이 우리 민족에게 큰 축복이다. 대통령님은 앞으로도 위대한 역사로, 영원한 스승으로, 따가운 채찍으로 오래오래 살아계실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