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씨어터 이종규 대표 (사진=인터파크 제공)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블루스퀘어'. 이 곳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좌석을 갖추고 있는 뮤지컬 전용 대극장 '인터파크홀'과 대형서가 '북파크'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과거 운전면허시험장 부지였고, 고가 다리 밑 우범지대였던 이 곳은 지난 2011년 블루스퀘어가 들어서면서 지금의 푸르른 모습으로 변모했다.
이곳은 인터파크가 설립한 공연장 운영 법인인 인터파크씨어터가 운영하고 있다. 인터파크씨어터는 블루스퀘어 외에도 합정동 신한카드 판스퀘어, 이화여대 삼성홀, 플랫폼창동61, 부산 소향 씨어터 등을 운영한다.
최근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이종규(50) 인터파크씨어터 대표는 "다양한 모델의 문화시설의 운영망을 늘려가는 것과 신규 콘텐츠를 개발하고, 엔터테인먼트 업종과 연관된 부대사업들을 키워가는 지향점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연 업계에서 돈을 많이 버는 회사가 아니라 산업을 더 합리화 시키고 규모를 키우는 것을 통해서 공연 산업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 대표는 인터파크 공연음악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인터파크아카데미 대표이사, 서울시 플랫폼창동61 극장장, 뉴컨텐츠컴퍼니(NCC) 대표이사 겸 프로듀서도 겸하고 있다.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과 오는 10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재연 중인 창작 뮤지컬 '벤허'는 NCC가 제작했다.
지난 2017년 초연한 뮤지컬 '벤허'는 이 대표의 프로듀서 데뷔작으로, 2018년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인터파크씨어터 이종규 대표 (사진=인터파크 제공)
이 같은 성과는 이 대표의 도전 정신에서 기인한다. 오랜 기간 공연계에 몸 담아 업계 전반을 두루 꿰고 있는 이 대표는 향후 창작 공모전을 여는 등 다양한 시도도 계획 중이다.
특히 다양한 전문가 집단과 함께 창작 뮤지컬을 개발하는 콜라보레이션을 추구해 공동의 모델을 만들고 이를 수출하는 수익 모델은 이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중국 투자사는 '프랑켄슈타인'과 '벤허'에 각각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뮤지컬의 질을 높여 수출의 사례도 남겼다.
'프랑켄슈타인은' 작년 초에 일본의 대형 공연 제작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일본 현지에서 공연을 했다. '벤허' 역시 일본과 중국 관계자들이 현지 공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상태다.
국내에서 역시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지며 흥행 순항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양국의 관계가 악화되며 전시 등 문화계 역시 교류가 위축이 된 상태지만 이 대표는 공연계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3년 전 중국의 사드 문제나 최근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등 국제 이슈가 발생한 것은 문화공연 업계에는 마이너스 요인이긴 하다"라면서 "그간의 역사를 보면 정치, 경제적인 문제와는 다르게 문화예술 분야는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왔고, 속도가 늦춰질 수는 있지만 중단되거나 단절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고 내다봤다.
또 "일본의 경우는 공연 콘텐츠 시장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에 가는 것은 미미한 부분이고, K팝 스타 등 아이돌들이 뮤지컬에 출연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일본 관객들이 더 국내에 많이 들어온다"라며 "현재의 한일 분쟁이 공연 시장에 문제를 미치는 것은 감지되고 있는 것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공연 산업의 한계는 명확히 드러나 있다. 평균 생산성이 열악하다는 것이다. 특히나 공연장 산업은 수익성이 늘 문제로 제기됐다.
연간 100만명에 달하는 관객이 몰리는 블루스퀘어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나 기부채납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블루스퀘어는 매년 서울시에 토지 사용료를 지불하는 등의 문제로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러한 적자 구조를 다양한 시도를 통해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지 사용료가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가동률을 더 높이고 극장 운영망을 넓혀 극장 간에 콘텐츠나 매니지먼트 부분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같은 것들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작업을 통해 수익성을 조금씩 개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인터파크 만의 장점을 통해서 공연 산업의 한계를 돌파하겠다는 목표도 내비쳤다.
현재 인터파크는 뮤지컬·콘서트·연극·클래식 티켓 시장에서 70%라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했다.
이런 우수한 티켓 플랫폼과 자체 공연장, 그리고 콘텐츠는 인터파크만의 장점이다. 이 대표는 여기에 투자와 제작을 더한 성공적인 모델이 공연 산업의 한계인 열악한 생산성을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티켓 플랫폼, 콘텐츠, 공연장 간에 콘텐트 교류라던지 하는 분명한 시너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한계라는 것은 공연 산업의 열악한 생산성인데 그런 부분들도 많이 합리화되고 성공 사례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비판을 받을지언정 성공 모델들이 나오는 것은 중요하다"라며 "그런 것들이 보기에 따라 불균형이나 편중된 느낌을 줄 수는 있지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전체적으로 업종의 평균 생산성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 대표는 업계 1등 사업자로서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시장이 발전하려면 여러 경쟁자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플랫폼이든 콘텐츠든 공연장 쪽이든 다양한 사업자들이 진입하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것을 환영하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다보면 각각에서 점유율이 변화하고 경쟁이 심화될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은 지난 경험을 되살려 보면 소비자들의 복리를 증진하고 결과적으고 가장 큰 혜택은 1위 사업자에게로 돌아간다"라며 "시장을 선도하고 꿋꿋이 영역에서 역할을 수행하다보면 경쟁은 숙명처럼 불가피한 것이고 그것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발전된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사업자의 숙명이고 책무"라고 전했다.